[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3000m 계주에서 6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밀어주고 당겨줬던 끈끈한 팀웍이 결승전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앞서 논란을 일으켰던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선수들과 비교되는 레이스였다.
김아랑, 심석희, 최민정, 김예진으로 이뤄진 한국 여자쇼트트랙 계주팀은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4분7초36을 기록하며 이탈리아, 네덜란드, 중국을 따돌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 한국 여자 쇼트트랙 계주팀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전에 출전한 김아랑, 최민정, 심석희, 김예진은 20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아랑, 최민정, 심석희, 김예진이 태극기를 펼치고 세리머니 하고 있다. 사진(강릉)=천정환 기자 |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2006년 토리노 대회까지 여자 대표팀은 4연패를 달성했고 2014년 소치 대회에서 8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이날 레이스는 환상적이었다. 초반 중국과 캐나다에 밀려 3위권으로 쳐졌지만, 주장 심석희와 에이스 최민정의 활약으로 막판 뒤집기를 기대케 했다. 특히 6바퀴를 남기고 미소천사 김아랑의 역주가 돋보였다. 3위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김아랑은 한바퀴를 돈데 이어 두바퀴째 2위로 올라선 뒤 심석희의 엉덩이를 힘껏 밀어줬다. 이 과정에서 중국선수가 걸려넘어졌지만, 최종 판정은 중국의 실격이었다. 에이스와 주장, 맏언니, 그리고 막내가 자신을 희생하면서 만든 팀워크의 결실이었다.
앞서 여자 계주팀은 지난 10일 열린 준결승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뽐내며 결선에 진출했다. 특히 전체 27바퀴 중 23바퀴를 남기고 이유빈이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악재를 맞이했음에도 강력한 뒷심을 발휘해 선두 자리를 탈하고, 올림픽 신기록을 경신하며 놀라움을 더했다. 이유빈이 넘어지자 에이스 최민정이 재빠르게 터치해 레이스를 이어갔고, 주장 심석희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초반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결국 하나로 뭉친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한바퀴에서 반바퀴로 앞선 선수들을 쫓더니, 마침내 맨 앞에서 역주하기 시작했다. 한국 쇼트트랙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지만, 팀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선수들의 노력이 만든 결실이었다.
전날(19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네덜란드와의 준준결승전과는 확연히 비교될만한 장면이었다. 노선영 김보름 박지우로 이뤄진 팀추월팀은 마지막 1바퀴를 남겨두고 나와서 안 될 장면을 연출했다. 팀추월 경기는 팀을 구성하는 3명의 선수가 함께 달리고 가장 늦게 들어온 선수의 기록으로 순위가 정해지기 때문에 3명의 선수가 호흡을 맞춰 기록을 함께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한데, 김보름과 박지우가 같은 팀 동료인 노선영을 추월해 한참을 앞서 달리는 의아한 경기 운영을 보였다. 그 결과 한국팀은 3분3초76으로 7위를 기록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더구나 경기 후 방송인터뷰에서 김보름과 박지우가 책임을 노선영에 돌리는 듯한 태도를 보여 비난이 쏟아졌다. 혼자 울던 노선영과 얘기도 하지 않은 장면에서 여론은 나빠졌다.
↑ 김보름, 노선영, 박지우가 출전했던 여자 단체 팀 추월 스피드스케이팅 준준결승전 관련 기자회견이 20일 오후 강원도 강릉 스피드 스케이트 경기장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 김보름이 기자회견을 끝내고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강릉)=천정환 기자 |
사과의 자리에서도 팀워크는 실종상태였다. 원팀(One Team)으로 최강자가 된 여자 쇼트트랙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보였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