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강릉) 강대호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이 열리는 강릉아이스아레나와 빙속 종목이 진행되는 강릉 오벌은 직선 기준 약 260m 떨어져 있다.
그러나 바로 옆 건물에서 경기한 선수와 지도자가 홈 성원에 보인 반응의 간격은 지구 정반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는 20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쇼트트랙 계주 예·결선이 열렸다. 한국의 2연패이자 6번째 우승에 동참한 심석희는 중립취재구역 인터뷰에서 “경기를 잘했을 때보다 더 많은 분이 응원을 해줘 큰 힘이 됐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 심석희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쇼트트랙 계주 우승 확정 후 홈팬 성원에 화답하고 있다. 사진(강릉)=천정환 기자 |
강릉빙속경기장에서는 20일 대한빙상경기연맹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날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준준결승 탈락 논란 때문이다.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 감독은 “강릉스피드스케이팅장 분위기 때문에 앞서 나간 (김보름 등은 뒤에 내버려 두다시피 한 노선영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라면서 “현장의 지도자들도 (간격이 너무 많이 벌어지고 있음을) 계속 전달하려고 했으니 분위기 때문에 (노선영이 방치된 채로) 그렇게 진행됐다”라고 변명했다.
심석희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여자쇼트트랙 금1·은1·동1과 국제빙상연맹(ISU)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우승 포함 3관왕으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2017 세계선수권 여자쇼트트랙 개인종합 3위와 2017-18시즌 ISU 월드컵시리즈 세계랭킹 1000m 3위 및 1500m 2위로 기대를 모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하지만 심석희는 500·1500m에서 잇달아 예선탈락을 하고 말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준비과정에서 심석희는 지도자에게 폭행을 당하는 불상사도 겪었다. 심석희 본인의 말처럼 한창때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고 개인적인 우여곡절도 있었으나 오히려 더 많은 국민이 응원을 해줬다.
↑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 감독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준준결승 탈락 논란 해명 기자회견에 동석한 김보름과 함께 퇴장하는 모습. 사진(강릉)=천정환 기자 |
처음에는 ‘분위기’라는 모호한 표현을 사용한 스피드스케이팅 백철기 국가대표팀 감독은 “강릉빙속경기장에서 (관중들이) 너무 많은 응원을 해주다 보니 선수-지도자, 선수-선수 소통이 안 됐다”라면서 “대단히 큰 응원 때문에 김보름은 뒤(노선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김보름은 기록 등을 위해 계속 앞으로 진행했다”라고 홈 관중의 성원을 의사소통 실패 원인으로 직접 거론했다.
반면 심석희는 “(상대적으로 부진했을 때 한층 많이 받은 응원으로) 경기 외적인 새로운 경험을 하고 느꼈다”라면서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도) 많은 분이 응원하여 다 같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쇼트트랙 계주 승인을 분석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준준결승 6바퀴(2400m) 중 3바퀴 리드를 맡은 김보름은 해당 종목 메이저대회만 이번이 6번째다.
김보름은 한국의 2014 소치동계올림픽 8위 및 2013년 대회 3위 등 세계선수권 여자쇼트트랙 팀추월에 3번 출전했다. 2017 동아시안게임 팀추월 은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한국 최하위로 급격하게 쳐져 결승선을 통과한 노선영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종목 세 대회 연속 출전이다. 세계선수권에서도 2013년 대회 동메달 등 4차례 출전했다.
노선영·김보름 모두 작전 수립과 전달 방법 등에 대한 선수들의 숙지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관중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이를 알아들어 실제 경기 도중에라도 적용할 풍부한 국제경험의 소유자다. 둘은 2017 동계아시안게임 은메달 멤버이기도 하다.
동계올림픽·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을 모두 경험한 김
심석희 2018 동계올림픽 여자쇼트트랙 계주 금메달 인터뷰를 접한 많은 이들이 같은 날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 감독 기자회견 ‘응원 탓’ 발언에 동감하지 못하고 있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