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방이동) 황석조 기자] 평창의 감동이 열흘도 채 지나지 않은 가운데 벌써부터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 썰매 종목의 미래가 바람 앞에 등불신세다.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는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4인승 종목서 은메달을 따낸 국가대표 선수들(원윤종(33)-서영우(27)-김동현(31)-전정린(29))과 이용(40) 감독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올림픽 성과에 대한 감사와 축하의 의미로 마련됐던 기자회견 자리. 선수들은 각자가 이번 대회를 끝마친 소감을 전했고 앞으로의 각오도 다졌다.
하지만 이내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용 감독이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내용의 요지는 올림픽 그 이후였다. 아직 올림픽이 끝난 지 열흘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선수들이 소외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없는 처지에 내몰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 값진 은메달을 따고도 봅슬레이 4인승팀은 웃지 못했다. 사진(서울 방이동)=옥영화 기자 |
이용 감독은 안타까운 현실을 조목조목 열거하며 선수들이 이룬 성과가 이어지기 힘든 상황에 놓였다고 호소했다. 다시 예전 어려웠던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썰매 종목의 미래가 끊어질 위기라고 읍소했다.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을 국내에서 개최해야 한다며 큰 그림까지 언급하는 등 절박한 처지를 강조했다. 이용 감독은 정부, 지자체, 대한체육회과 연맹 등에 거듭 도움과 보살핌 등 관심을 갖고 신경 써주길 희망하고 외쳤다. 국민들을 향해 관심을 이어가달라는 의미도 됐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그 어떤 올림픽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게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다만 올림픽 이후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적지 않았다. 지금껏 자국개최 올림픽 자체가 명분이 돼 인력과 지원 관심이 쏟아졌는데 이를 대회 이후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했고 또 우려됐기 때문이다.
↑ 봅슬레이 4인승팀이 올림픽 후 시설이용에 대해 읍소했다. 사진(서울 방이동)=옥영화 기자 |
축하의 자리가 읍소의 장이 되고 말았다. 선수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말해주듯 상황은 심각해져가고 있었다. 시설 관리 등이 벌써부터 어려워지며 평창의 기적도 위태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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