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무서웠다.”
‘아수라장’으로 변한 런던 스타디움에서 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주장 마크 노블의 심정이었다.
2017-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번리전이 펼쳐진 11일 오전(한국시간) 런던 스타디움은 혼란스러웠다.
↑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주장 마크 노블(왼쪽). 사진=ⓒAFPBBNews = News1 |
웨스트햄이 후반 21분 실점하자 성난 팬이 그라운드로 난입했다. 팬은 1명만이 아니었다. 2명이 더 뛰어 들어갔다. 한 팬은 코너 플래그를 하프라인까지 들고 와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그들은 웨스트햄의 팬이었다. 최근 웨스트햄이 부진에 빠지자 성토한 것. 잔류 싸움을 벌이는 웨스트햄은 연패 중이다. 경기력도 부진하다. 그라운드 난입 직후 2골을 더 내주며 0-3으로 졌다. 최근 3경기에서 11실점을 했다.
팬을 제지한 것은 경호원이 아니라 웨스트햄 선수들이었다. 특히 주장 노블은 그라운드에 난입한 팬을 두 차례나 밀치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골키퍼 조 하트가 달려가 노블을 진정시켰다.
분위기는 심각했다. 웨스트햄 팬은 이사회 사퇴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구단주 데이비드 골드 등 고위 관계자는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혼돈 속 경기는 재개됐다. 그러나 선수들은 제대로 뛰기 어려웠다. 노블은 “끔찍했다”라며 “나도 웨스트햄 팬으로 팀을 항상 지켜왔다. 누군가 나에게 접근한다면, 내 자신을 보호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블은 웨스트햄을 상징하는 선수다. 유스 출신으로 헐 시티와 입스위치 타운으로 단기 임대된 것을 제외하고 웨스트햄에서만 뛰었다.
노블은 홈구장을 런던 스타디움으로 이전한 뒤 분위기가 험악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 곳으로 온 뒤 지난 2시즌간 이렇게 지냈다. 경기에 질 때마다 너무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라며 “팬은 감정을 표출하기를 원했다. 그렇지만 그 감정을 어떻게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누구보다 힘든 것은 선수였다. 노블은 “끔찍한 분위기
한편, 웨스트햄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철저하고 단호하게 조사하겠다”고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