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시범경기 마지막 날인 21일 유일하게 열린 고척 LG-넥센전은 국내 투수만 마운드에 올랐다. 후랭코프(두산), 산체스(SK) 등 외국인투수가 등판할 예정이었으나 강한 바람과 눈이 내리는 날씨에 일정이 취소됐다. 그렇지만 초이스(넥센)와 가르시아(LG), 두 외국인타자는 타석에 서며 마지막 실전을 치렀다. 그렇게 외국인선수의 시범경기는 다 끝났다.
올해 KBO리그에서 활약할 외국인선수는 총 30명. 팀당 3명씩이다. 10개 팀 모두 투수 2명과 타자 1명으로 외국인선수 구성을 마쳤다.
구관이 많은 편이다. 17명의 선수가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난해 정규리그 및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는 헥터, 팻 딘, 버나디나 등 외국인선수 3명과 다시 한 번 동행한다.
↑ 윌슨(왼쪽)과 가르시아(오른쪽)는 시범경기를 통해 LG 팬에 희망을 선물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SK(켈리·로맥), 넥센(브리검·초이스), 롯데(레일리·번즈), kt(피어밴드·로하스)도 교체 폭이 크지 않았다. NC(스크럭스), LG(소사), 삼성(러프)도 1명씩을 붙잡았다. 니퍼트(두산→kt), 린드블럼(롯데→두산), 로저스(전 한화→넥센) 등은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절반 이상이 ‘봤던’ 얼굴이다. KBO리그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절반 가까이가 바뀌었다. 13명의 새 얼굴은 그 성공을 꿈꾸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산과 한화는 외국인선수를 물갈이했다. 특히, 한화는 셋 다 ‘신입’ 외국인선수다. 샘슨, 휠러, 호잉은 KBO리그가 첫 경험이다.
한화는 20대의 건강하면서 잠재력을 지닌 외국인선수를 선호했다. 지금까지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샘슨과 휠러는 각각 평균자책점(ERA)이 1.180과 1.17로 안정감을 보였다. 국내 투수가 부진한 터라 샘슨과 휠러의 활약은 더욱 두드러졌다.
한용덕 감독은 “샘슨은 내가 본 외국인투수 중 최고다”라며 “휠러 또한 20일 두산전에서 전력 투구를 하지 않았다. 구속 및 제구가 다 좋다”라고 흡족해했다.
↑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듀브론트는 시범경기에서도 단연 눈에 띄었다. 사진=김영구 기자 |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듀브론트(롯데)와 윌슨(LG)도 첫 인상이 강렬하다. 뛰어난 제구를 바탕으로 KBO리그 타자를 압도했다. 듀브론트(ERA 1.00) 는 9이닝 동안 30명의 타자를 상대해 피안타가 3개에 불과했다. 변화구가 뛰어나다는 평이다. 윌슨(ERA 1.80)도 10이닝 동안 탈삼진 11개를 잡았다. 땅볼 유도와 함께 제구가 상당히 좋다.
이에 조원우 롯데 감독과 류중일 LG 감독은 기존 외국인투수(롯데 레일리-LG 소사)가 아닌 새 외국인투수를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했다.
개막전에 등판하는 새 외국인투수는 샘슨, 듀브론트, 윌슨에 이어 왕웨이중까지 총 4명이다.
다만 KBO리그 첫 대만 선수인 왕웨이중은 이 3명과 달리 시범경기에서 부진했다. 지난 17일 대전 한화전에서 5⅔이닝 8피안타 피홈런 4실점으로 고전했다. 반면, 팀 동료인 베렛은 하루 뒤 한화전에서 5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뛰어난 피칭을 펼쳤다.
21일 경기가 취소돼 한 번씩만 마운드에 오른 산체스와 후랭코프도 좋은 인상을 남겼다. 산체스는 지난 16일 대구 삼성전에서 아웃카운트 12개 중 9개를 탈삼진으로 잡았다. 최고 구속은 154km였다. 후랭코프도 지난 14일 광주 KIA전에서 낯선 스트라이크존에 애를 먹었으나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삼성만은 웃기 어려웠다. 아델만(ERA 7.20)과 보니야(ERA 12.60)는 첫 국내 무대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새 외국인투수 중 시범경기 ERA가 뒤에서 1,2등이다.
삼성의 팀 ERA가 7.69라는 점을 고려하면, 딱히 두드러지지 않다. 삼성도 결국 개막전 선발투수로 윤성환을 점찍었다. 개막전 선발투수로 외국인투수가 등판하지 않는 팀은 삼성이 유일해질 가능성이 높다.
↑ 아델만의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7.20이다. 보니야(12.60)보다 낮지만 나은 수준이 아니다. 사진=김영구 기자 |
투수에 비해 타자는 새 얼굴이 더 적은 편이다. 딱 3명이다. 그 중 가르시아(LG)와 호잉(한화)은 잘 정착했다.
LG의 4번타자를 맡은 가르시아는 시범경기 타율 0.350을 기록했다. NC 스크럭스(0.385), SK 로맥(0.375) 다음으로 높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까지 타격감을 찾지 못하던 호잉(0.250)도 시범경기 들어 안타 4개를 때렸다. 3루타가 2개. 외야 수비에서 더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그러나 막판 3경기에서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래도 삼진은 0개.
파레디스는 두산의 고민 중 하나다. 안타 4개 중 3개가 장타지만 타율은
타순도 고정되지 않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파레디스를 위로 올리기도 아래로 내리기도 하고 있다. 김 감독은 “2년 전의 에반스보다는 낫다”라며 “시즌 개막 후에는 잘 해주기를 바랄 따름이다”라고 토로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