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황석조 기자] 들썩인 광주, 디펜딩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다시 출발했다.
“아이고, 경기 시작하면 이제 (손님이) 한산 하겠네”, 광주시내 한 택시기사는 야구가 개막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반응했다. 광주에서 야구가 열리는 그 순간, 다소 과장이 섞인 표현이지만 동네가 한산해질 정도로 야구열기가 뜨거워진다는 뜻이다. 그만큼 광주지역 내 KIA를 향한 팬심은 뜨거웠다. 전통의 명문팀인데다가 최근 몇 해간 의미 있는 성적을 보여줬고 특히 지난 시즌 8년 만에 통합우승이라는 신세계를 열었다. 이기는 야구, 재미있는 야구가 펼쳐졌고 지역은 요동쳤다. 택시기사는 손님이 줄겠네라며 볼멘소리를 했지만 자신도 KIA에 대해 여러 가지 궁금해할 정도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지역사회를 품고 있는 야구, KIA의 2018시즌도 그렇게 시작됐다.
↑ KIA의 개막전을 보기 위한 팬들이 챔피언스필드에 가득 운집했다. 사진=황석조 기자 |
야구를 기다리는 것은 경기장 밖 팬들 뿐만 아니었다. 경기장 안에서도 개막을 향한 분주한 준비가 이어졌다. 특히나 올 시즌 개막전은 더 챙길 게 많았다. 단순 홈 개막전이 아니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으로서 엠블럼 발표 및 하이라이트 상영, 각종 축하행사까지 일정이 빼곡했다.
↑ 경기가 시작 훨씬 이전부터 수많은 팬들이 경기장에 모이기 시작했다. 사진=황석조 기자 |
훈련 전 김 감독은 선수단 미팅을 소집, 기나긴 여정을 앞둔 이들에게 의미 깊은 메시지를 전했다. 내용은 복합적이었으나 끝을 알리는 구호는 간명했다. 우 그리고 하. 우리는 하나다, 우리는 우승?이라는 의미였다. 김 감독은 이와 같은 메시지를 통해 선수단의 목표의식을 깨웠다. 다만 동시에 겸손함도 담았다. 거만하지 않게, 그리고 자만하지 않고 상대를 자극하지 않는 것. 미디어데이부터 유력 1강으로 꼽히며 9개 구단에게 넘어야 할 벽이 된 KIA가 택한 품격 있는 자세였다. 김 감독은 이후 관련내용을 위트 있게 설명했지만 뜻이 깊고 진중함은 숨길 수 없었다.
↑ 첫 경기 훈련 전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황석조 기자 |
144경기는 장기레이스다. 1경기 결과에 일희일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그간 지적된 약점들도 또렷했다. 지난해 엄청난 성과를 거뒀지만 완벽한 전력은 아닌데다 비시즌 통큰 보강은 없었다. 힘에 부치는 장면이 속출한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강팀의 기준은 어려움을 이겨내는데 그 의미가 있다. KIA는 지난해 숱한 위기 속에서도 이를 이겨내고 정상에 올랐다. 약점이 있다고는 하지만 완벽은 팀은 없다. 충분한 우승의 전력임은 부인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챔피언스필드 곳곳에 이뤄진 조형물 변화가 눈에 띈다. 야구공 모형의 조형물은 지난해까지는 한국시리즈 11회 우승을 기원하는 상징물인 V11이 새겨져있었지만 올해는 V12가 새롭게 새겨져있었다. 대망의 12회 우승을 향한 염원이다. 광주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 경기장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에는 12번째 우승을 염원하는 V12가 가득했다. 사진=황석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