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긴장했습니다.”
533일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SK와이번스 좌완 에이스 김광현(30)은 활짝 웃었다.
김광현은 25일 인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2018 KBO리그 개막 2차전 선발로 등판했다. 지난해 팔꿈치인대접합수술을 받고 통째로 한해를 재활로 보냈던 김광현의 1군 복귀전이었다. 날짜로는 2016년 10월8일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 이후 533일 만이다.
↑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개막 2차전에서 SK가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의 5이닝 무실점 호투와 정진기 나주환 한동민의 홈런 3방을 앞세워 5-0 승리를 거뒀다. 개막 2연승을 이끈 돌아온 에이스 SK 김광현이 힐만 감독과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이날 롯데 타자들도 김광현의 피칭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외야로 띄운 타구가 두 차례 뿐이었고, 배트에 맞춰도 대부분 그라운드 볼이었다. 김광현의 슬라이더도 예리했다. 최고 145km까지 나온 슬라이더에 롯데 타자들은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78개의 공 중 직구가 35개, 슬라이더가 26개, 커브가 9개, 투심이 8개였다.
경기 후 만난 김광현은 “긴장됐다”며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김광현은 “안 아픈 게 가장 우선이었지만, 두 번째로는 폼이었다. 바뀐 폼을 신경썼는데 포수 미트를 보고 던졌다”며 “잘 쳐줬고, 수비에서도 잘 잡아줬다. 5회까지 잘 버틴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김광현은 1회초 마운드에 오르면서 관중석을 향해 모자를 벗고 인사를 했다. 김광현은 “관중들께서 많이 오셨고, 감사하다는 생각에 인사를 드렸다. 롯데팬들께도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프지 않고 좋은 경기를 했다는 게 중요하다. 오늘은 첫 등판이고 긴장이 많이 됐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도 전력으로 던지긴 했지만, 관중 있고 없고의 차이 등 긴장감에서 차이가 난다”며 “컨트롤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기려고 하다 보니 구석구석 던지려 했다. 다음 등판에서는 더 공격적으로 던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광현은 80개가 제한투구수였다. 김광현은 “4회까지 63개라 던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5회를 채워 다행이다”라며 “이닝이나 투구수가 한정돼 있다는 생각보다는 큰 틀에서 공격적으로 던지겠다는 방향을 잡고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3경기 정도를 재활게임이라고 생각하고 던질 생각이다. 이후에 괜찮으면 다른 투수처럼 던질 수 있을 것
첫 공식 등판까지 장발을 유지한 김광현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소아암 돕기에 기부하기로 해 화제를 모았다. 등판이 끝나서 바로 머리를 정리한다. 김광현은 “화요일에 새로운 스타일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짧은 스타일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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