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피칭이었다.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등판한 SK와이번스 김광현(30)의 피칭은 위력적이었다. 그만큼 김광현의 힘을 느낄 수 있는 피칭이기도 했다.
김광현은 지난해 초 팔꿈치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이후 긴 재활에 매진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김광현이 던지는 걸 보면서 복귀가 순조롭겠거니 생각했다. 그리고 기대를 져 버리지 않는 533일만에 복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개막 2차전이 열렸다. 지난해 팔꿈치인대접합수술을 받고 533일 만에 1군 무대에 돌아온 SK 선발 김광현이 마운드에 올라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김광현도 1회 오버하는 감이 없지 않았다. 5회까지 78개를 던진 김광현은 1회 12개의 공을 던졌다. 가장 힘이 넘쳤다. 특히 롯데 4번타자 이대호(36)와 승부할 때는 이날 직구 최고구속(152km), 슬라이더 최고구속(145km)가 모두 나왔다. 주자가 1루에 나간 상황에서 상대 간판 타자와의 승부에서 전력으로 피칭했음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지만, 역시 오랜만에 공식경기에 등판했기에 긴장한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직구와 슬라이더의 위력은 수술 이전과 별 차이가 없었다. 그만큼 재활이 잘 됐다는 얘기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에 느낌은 아무래도 헐겁거나 불안할 수밖에 없다. 공을 던질 때, 즉 스로우 후에 느낌도 수술 이전과 다를 수 있는데, 김광현은 김광현이었다. 이는 멘탈이 좋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닝이 지나면서 구위가 떨어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2회에 21개, 3회 15개, 4회 15개를 던졌다. 5회도 15개를 던졌는데, 첫 타자 문규현, 그리고 다음타자 나원탁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울 때 볼배합이 모두 변화구였다. 하위타선이라 전략적으로 그렇게 볼배합을 가져갔을 수 있지만, 손아섭과 상대할 때 직구 스피드는 141km까지 떨어졌다. 아무래도 4회 이후에 팔이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70구를 넘어가면서 전반적으로 스피드가 덜 나왔다.
당분간은 70~80구에서 적응기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100구 초반까지 자기 스피드를 유지해야 성공적인 복귀라고 말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연습경기나 시범경기에서는 많은 투구를 하지 않기에 적응기간은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이날 SK의 투수교체는 좋았다. 이후에도 적응기간을 두고 김광현의 로테이션을 정해야 할 것이다.
김광현의 다이나믹한 폼도 반가운 장면이었다. 다만 김광현은 수술 이전 공을 뿌리고 난 뒤 중심이 뒤로 넘어가는 느낌이 강했다. 복귀를 앞두고 뒤로 넘어가려는 부분을 신경쓰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이날도 투구에서도 관찰할 수 있었다. 다만 옆으로 넘어가지 않으려 하니 밑이 죽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뚜렷하게 뒤로 넘어가는 중심이동이 좋아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선수가 의식하고 있으니 이는 충분히 더 좋아질 부분이라 생각이 되고, 더 위력적인 공을 뿌릴 수 있다고 본다.
어쨌든 첫 경기이긴 했지만, 필자는 김광현의 피칭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