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KT가 8점차를 뒤집었다. 팀 1경기 최다 득점(20) 타이. 상대는 5연승의 선두 두산. 장소는 케이티위즈파크. 3월의 마지막 날, KT의 시즌 홈 첫 승은 짜릿하고 극적이었다. 그 드라마의 시작과 끝은 고졸 신인 강백호(19)였다.
KT 더그아웃에는 시작부터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선발투수 주권은 3회까지 8실점을 했다. 팀 타율 9위(0.245)의 두산 타선은 개막 7경기 만에 가장 화끈하게 터졌다. 3이닝 만에 시즌 1경기 최다 득점(종전 6득점)을 기록했다.
KT의 계획은 틀어졌다. 다만 주권의 조기 강판은 어쩌면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였을 터다. 실점이 좀 더 많았을지 모른다.
↑ 강백호는 31일 KBO리그 두산-KT전에서 홈런 1방으로 흐름을 뒤바꿨다. 사진=김재현 기자 |
주권은 지난 25일 광주 KIA전에서도 7실점(3이닝)을 했다. KT는 당시 KIA에게 1-14로 크게 졌다. 비슷하게 전개되는가 싶었다.
하지만 계산은 한 가지만 틀렸다. KT 타선은 잠들지 않았다. 3회 강백호의 홈런이 신호탄이었다. 강백호는 무사 1,2루서 장원준의 높은 슬라이더를 통타, 비거리 120m의 아치를 그렸다. 데뷔 첫 연속 경기 홈런. 총 4개로 김동엽(SK)과 홈런 부문 공동 선두다.
강백호의 홈런 직후 KT가 돌변했다. 타선이 무시무시해졌다. 더욱이 변수도 발생했다. 장원준은 양현종처럼 건강하지 않았다. 손가락 살갗이 벗겨져 온전한 피칭이 어려웠다.
KT는 4회 안타 3개로 2점을 만회했다. 오태곤이 2루수 뜬공으로 아웃돼 추격의 실마리를 놓치는가 싶었으나 강백호가 타석에 등장했다. 그는 장원준에게 볼넷을 얻어내며 불씨를 되살렸다. 그리고 로하스의 2루타와 윤석민 타구를 놓친 오재일의 실책으로 8-8 동점을 만들었다.
KT는 5회에도 2사 1,3루서 허경민의 실책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렇지만 1점차의 불안한 리드였다. KT에게는 추가점이 필요했다.
그때 해결사로 등장한 것은 강백호였다. 5회 2사 1,3루서 곽빈에게 삼진 아웃된 그는 7회 재대결서 깔끔히 설욕했다. 1사 1,3루서 좌익수 앞 적시타를 때렸다. 곽빈의 속구에 2번 당하지 않았다.
10-8. 흐름은 완전히 KT로 넘어갔다. 강백호는 대주자 김동욱과 교체됐다. 케이티위즈파크를 찾은 관중(1만6852명)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강백호의 이름을 연호했다. KT는 강백호가 교체된 직후 로
4타수 2안타 1홈런 1볼넷 4타점. 고졸 신인이 경기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괜히 ‘슈퍼 루키’ ‘신인상 1순위’로 불리는 게 아니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