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지난 2017년 KBO리그에 돌풍을 일으킨 이가 있다. 고졸 신인임에도 주전 자리를 꿰차며 당당히 제 이름 석자를 알린 이정후(20·넥센)다. 각광받는 신인에서 프로 2년차가 됐다. 그의 성장 속도는 여전히 가파르다.
지난 4일 고척 kt 위즈전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시즌 첫 홈런을 신고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류희운의 141km짜리 속구를 노려 우측 담장을 넘겼다. 프로 데뷔 이후 고척돔에서 때려낸 첫 홈런이다.
이날 경기 후 이정후는 “만족스럽지 못 하다”고 자책했다.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내심 속이 상했던 것. 그는 다음 날인 5일 kt전에 또 선발 출전했다. 이번에는 3타수 무안타. 그는 “오늘은 만족한다”고 방긋 웃었다. 비록 안타가 되진 못 했지만 타구의 질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라고.
↑ 이정후. 사진=김재현 기자 |
이정후는 “안 되는 날인가보다 싶었다. 잘 친 것도 잡혔다. 역전해서 좋긴 했지만 ‘왜 이러지?’ 싶었다. 9회초에서 (강)백호가 안타를 쳤을 때 ‘아, 큰 일 났다’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이후에 플라이아웃이 오는 상황이라면 내게 왔으면 좋겠다 싶었다.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정말 내게 왔다”고 전했다.
그만큼 자신이 있었다. 이정후는 “팔이 너무 잘 풀려있어서 자신 있었다. 작년보다 적극적으로 수비를 더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송지만 코치님도 수비에서 믿음을 많이 주셔서 더 편하게 수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프로 2년차. 쑥쑥 성장 중인 이정후다. 사진=김재현 기자 |
이정후의 뒤를 이어 KBO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고졸 신인이 줄을 이었다. 대표적으로 강백호(kt)가 꼽힌다. 특히 강백호는 이정후와 친분이 있어 더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제법 선배다운 티도 난다. 이정후는 “오늘 (강)백호와 방망이를 바꿨다. 나한테 2개를 가져가놓고 백호는 내게 1개만 줬다. 나한테 뭘 자꾸 달라고 한다. 글러브도 달라고 하더라”면서 “글러브는 아직 길이 안 들어서 안 줬다. 길 들이고 주려고 한다”고 웃었다.
이어 “프로에 와서 잘 칠 줄 알고 있었다. 고교 시절에도 한 단계 위에서 놀던 친구였기에 프로에
어느 덧 프로 2년차인 이정후. 지난해에 비해 여유가 생겼다. 더욱 안정적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자신을 따르는 후배를 각별히 챙길 줄도 안다. 꾸준히 성장 중인 이정후다. yijung@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