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2018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새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31) 얘기다. 애초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모습과는 정반대다. 오히려 지난해 최악의 외국인 투수라 불린 닉 애디튼(31)에 버금갈 정도다.
듀브론트는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LG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2⅔이닝 4피안타(1홈런) 4볼넷 7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롯데가 6-14로 패하며 듀브론트가 패전을 떠안았다. 이날 패배로 듀브론트는 KBO리그 데뷔 후 3경기에서 12⅔이닝 17실점 16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 11.37을 기록 중이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서는 가장 높다.
↑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3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롯데 펠릭스 듀브론트.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1선발로 시작했지만 지난 3경기 기록과 피칭 내용을 보면 특색이 없는 평범한 투수다. 이는 듀브론트의 명성과는 정반대다. 듀브론트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빅리그 6시즌 동안 통산 118경기(선발 85경기)에 등판해 31승 26패, 평균자책점 4.89를 기록했다. 특히 보스턴 레드삭스에 몸담고 있던 2012~2013년에는 2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두기도 했고, 2013년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
다만 2016년 팔꿈치인대접합수술을 받은 게 걸렸다. 수술 후인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29경기에 등판했다. 2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구원 등판. 2승3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남겼다. 월드시리즈라는 이름값에, 수술도 잘됐기에 롯데는 듀브론트를 100만달러라는 거액에 데려왔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서 듀브론트에 대한 전문가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특히 시범경기 투구만으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두 차례 선발 등판해 9이닝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13일 LG전에서는 목에 담 증상이 있는데도 4이닝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18일 kt전에서는 5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이때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였다.
그러나 개막전부터 듀브론트의 직구 구속이 쉽사리 올라오지 않았다. SK와의 개막전은 최고 146km였지만 평균 직구 구속은 141km에 그쳤다. 원정지의 낯선 환경에서 어수선한 탓도 있었지만, 1선발이라면 팀 안팎의 여러 환경들을 고려해야 한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이는 지난 30일 NC와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최고구속이 145km였지만, 꾸준하게 던지진 못했다. 듀브론트는 처음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LG 아도니스 가르시아에 투런홈런을 맞는 등 공은 깃털처럼 가벼웠다. 구위도 구위지만, 제구는 여전히 고질적인 문제였다. 큰 투구폼에 상대 주자들이 누상에 나가면 경기를 어렵게 풀 수 밖에 없었다. 결국 3회를 버티지 못했다. 1승9패로 7연패 탈출 후 다시 연패에 빠진 롯데 상황에서 1선발의 역할은 중요하다. 연패를 끊어주는 스토퍼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듀브론트에 그런 기대감이 생기지는 않는다.
결국 제2의 애디튼이 아니냐는 시선만 강해진다. 좌완 애디튼은 향수병으로 지난해 개막도 하기 전에 짐을 싼 파커 마켈의 대체 외국인 투수였는데, 1
롯데는 믿었던 1선발의 난조로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10패 고지에 오른 팀이 됐다. 다시 3연패다. 문제 없을 것이라고 예상됐던 롯데 선발진은 첩첩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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