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생애 첫 끝내기 홈런, 그 쾌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노수광(28·SK)은 “일반적인 홈런보다 100배는 더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노수광은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리그 삼성과 홈경기서 12회말 끝내기 홈런을 날려 SK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9월 5일 문학 롯데전 이후 214일 만에 그린 아치였다.
아마추어 시절을 포함해 첫 끝내기 홈런이다. 끝내기 안타도 경험하지 못했다. 노수광은 “첫 경험이라 그런지 기분이 묘하다. 일반적인 홈런보다 100배는 더 기쁜 마음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SK 노수광이 7일 문학 삼성전에서 12회말 끝내기 홈런을 친 후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
12회말 2사, 아웃카운트 1개만 남은 상황이었다. 노수광은 김승현의 초구(132km 슬라이더)에 배트를 휘둘렀다.
노수광은 “어떻게든 살아가가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좋은 공이 오면 초구에도 칠 수 있게끔 타이밍을 좀 더 빠르게 가져가려고 했다. 속구 타이밍에 배트가 나갔는데, 구종이 슬라이더였다. 행운이었다”라고 말했다.
치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하지 못했다. 베이스를 돌던 노수광은 공의 궤적을 보고서야 끝내기 홈런이라는 걸 알았다.
노수광은 “사실 칠 때는 홈런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바람이 많이 불어 혹시 넘어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진짜 넘어가더라”라며 기뻐했다.
SK는 노수광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8승째(3패)를 거두며 두산과 함께 공동 선두로 도약했다.
끝내기 홈런을 쳤지만 그는 마지막 타석에 서기 전까지 자신의 실수가 마음에 걸렸다. 노수광은 10회말 무사 1루서 희생번트를 두 차례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배트를 다시 길게 잡았으나 결과는 삼진이었다.
노수광은 “희생번트 실패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머릿속으로 ‘왜 실패했을까’라며 자책했다. 다행히 내게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졌다. (그 기회를 준)동료들에게 고맙다”라고 이야기했다.
노수광은 올해 홈런을 친 10번째 SK 타자가 됐다. SK는 거포군단이다. 이날 2개를 추가해 총 28개로 팀 홈런 1위다. 동료들이 홈런을 날려도 의식
그는 “나도 홈런을 쳐야 한다고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출루에 집중하느라 짧게 치려고 노력했다”라고 했다.
그래도 시즌 첫 홈런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노수광은 “오늘 잠들기 전까지 수없이 영상을 볼 것 같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