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최민규 전문위원] 시즌 개막 전부터 롯데의 포수진은 팀의 최대 약점으로 꼽혀왔다.
경험이 적은 포수들은 시범경기부터 포구 불안을 노출했다. 첫 시범경기 두 번에서 폭투와 패스트볼이 네 개나 나왔다.
포수의 수비 능력, 특히 볼 배합은 때로 과대평가된다. 포수가 원하는 코스에 높은 확률로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는 많지 않다. 하지만 평균 이하의 수비력인 선수가 전력에 미치는 악영향은 다른 포지션에 비해 더 클 것이다. 포수는 야구 경기에서 가장 많은 공을 다루는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 롯데의 포수 시행착오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
기록상으로 롯데 포수진의 포구 능력에 대한 우려는 다소 과장된 듯 보인다. 8일까지 롯데 포수진에서 기록된 폭투는 다섯 개, 패스트볼은 1개다. 9이닝당으로 따지면 0.49개. 놀랍게도 리그 평균(0.58개)보다 좋은 수치다. 공을 빠뜨린 개수로는 LG(폭투 12개)와 KT(폭투 11개, 패스트볼 1개)의 절반 수준이다. 롯데보다 높은 포구실패율을 기록하고 있는 팀은 모두 여섯 팀이다.
도루 저지 능력도 리그 평균은 된다. 상대 팀들은 롯데 배터리를 상대로 모두 15회 도루를 시도했다. 도루 시도를 도루 기회로 나눈 도루시도율은 7.1%로 리그에서 네 번째로 높다. 롯데 포수들의 도루 저지 능력이 약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5번 도루 시도에서 다섯 번 잡아냈다. 도루저지율 33%는 리그 평균(32%)보다 살짝 높다. 일반적으로 도루 실패의 마이너스 효과는 도루 성공의 두 배다 .도루 실패는 아웃카운트 하나를 늘리면서 주자 한 명을 사라지게 하기 때문이다. 도루 허용 10회, 도루 저지 5회라면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경험이 적은 포수들의 문제는 다른 곳에 있는 듯 보인다. 올해 롯데 투수진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볼넷의 증가다. 이윤원 롯데 단장은 지난달 두산과의 시즌 첫 3연전 도중 “투수들의 볼넷이 늘어난 것 같다”며 우려했다. 우려는 심각한 문제가 됐다.
↑ 롯데의 마운드가 볼넷으로 고민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올해 롯데 투수진은 9이닝당 5.42개의 볼넷을 기록하고 있다. 프로야구 역사상 9이닝당 볼넷이 5개를 넘었던 팀은 지금까지 딱 한 번 있었다. 1992년 삼성이다. 이해 삼성의 기록은 5.09개. 지금 롯데 투수들은 프로야구 신기록을 세울 기세로 볼넷을 남발하고 있다.
볼넷 증가를 포수들의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볼넷은 투구의 투구, 포수의 포구, 상대 타자, 심판의 판정, 경기와 구장의 상황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결합된다. 어느 만큼이 포수의 책임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난 몇 시즌과 비교할 때 두드러지는 현상임은 분명하다. 1992년 삼성은 앞 네 시즌 동안 모두 9이닝당 볼넷이 4.0개를 넘었던 팀이다. 당시 삼성 마운드의 트레이드마크가 볼넷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지난 네 시즌 동안 두 번이나 리그 평균보다 적은 볼넷을 내줬던 팀이다. 9이닝당 4개가 넘은 시즌은 딱 한 번. 지난해에는 3.34개로 리그 평균보다 5% 많았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올해에는 리그 평균(3.56개)보다 47.2% 많다.
↑ <표>롯데 투수진 연도별 9이닝당 볼넷 |
롯데 선발진에서 올해 1군에 데뷔한 윤성빈을 제외한 투수 네 명은 모두 지난해보다 볼넷이 늘었다 .브룩스 레일리는 2.11개에서 2.29개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송승준(4.50개)은 59%, 김원중(9.00개)은 91.5% 증가다. 새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는 미국 시절에도 제구가 좋은 투수는 아니었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9이닝당 볼넷이 4.10개였다. KBO리그 3경기
지난해까지 역대 9이닝당 볼넷이 가장 많았던 10개 팀 중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팀은 1992년 삼성 하나 밖에 없다. 나머지 9개 팀은 정규시즌 5할 승률에도 못 미쳤다. 그리고 이 가운데 두 팀은 정규시즌을 최하위로 마쳤다. didofidomk@naver.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