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KIA 타이거즈 선발진에 격변이 일어날 전망이다. 시작은 한승혁(25)이다.
KIA는 9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투수로 한승혁을 예고했다. 불펜투수가 선발로 출전하는 것은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어떤 팀이나 한 시즌을 치르다보면 수차례 나올 수 있는 장면이다. 다만 이번 한승혁의 선발 출격은 KIA에게는 다소 특별하게 느껴질 요소가 있다. 임시방편으로 끝날 수 있지만 반대로 하나의 변곡점이 될 수도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한승혁은 지난 4일 1군에 등록됐고 직후 인천 SK전에 구원등판, 4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는 내용이 좋은 피칭을 펼쳤다. KIA는 패색이 짙던 당시 경기, 한승혁이 중간에서 버텨주며 대역전극을 일구는데 성공했다. 경기 후 한승혁은 남다른 감회를 전했고 KIA 코칭스태프도 크게 반색했다.
↑ KIA 한승혁(사진)이 10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할 예정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
우선 한승혁은 그간 잠재력을 펼치지 못했다. 매 시즌 실패와 가까운 평가를 들었다. 지난 시즌 결과는 결정적이었다. 시범경기만 하더라도 156km이상 강속구를 뿜어내며 팀을 대표할 불펜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비췄지만 정규시즌이 시작되자 기대가 무너지며 아쉽게 소리 없이 시즌을 마쳤다.
한승혁은 절치부심했지만 그간의 결과 때문인지 팬들의 시선은 곱지 못했고 여기에 올해 스프링캠프 기간, 부상으로 중도이탈까지 하며 기대감을 접게 만들었다. KIA에서 한승혁은 어느 순간 없어진 옵션이 됐고 그 또한 스스로 아쉬움과 자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가운데 한승혁이 4일 의미 있는 내용, 특히 커브 등 강력한 무기를 스스로 제어하며 “이번에는?”라는 궁금증이 생기게 만들었다.
↑ KIA가 한승혁 선발투입 카드를 통해 4-5선발진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
한승혁이 일으킬 파도는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KIA 4~5선발진을 요동치게 만들 수 있다. 디펜딩챔피언 자격을 갖춘 KIA지만 지난 시즌부터 5선발, 더 넓게 4-5선발에 대한 고민은 아킬레스건이자 아쉬움이다. 완벽한 팀은 없다지만 최소한의 안정적 구색을 갖추는 것은 모든 팀이 바라는 부분일 터.
특히 올 시즌, 지난해 신데렐라 임기영의 부상으로 인한 초반 이탈, 정용운, 이민우의 기복 있는 피칭은 KIA로 하여금 관련 고민을 더 깊게 만들었다. 시즌 초이지만 계획한 시나리오가 쉽사리 풀리지 않고 있는 것인데 레이스가 길어질수록 약점으로 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회복 중인 임기영은 4월 복귀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주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상황. 여기에 한승혁, 그리고 지난 첫 번째 기회들을 만족스럽지 못하게 끝낸 정용운, 이민우 그리고
이러한 측면에서 한승혁의 선발투입은 경쟁 중인 후보들의 동기부여 및 새로운 자극이 되기 충분하다. 수년 째 자리를 잡지 못하는 선수들에 대한 당근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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