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한화 팬은 좀 더 즐겨도 될 것 같다. 너무 오래난이라 어색했던 ‘3위’지만, 잠깐 머물다 갈 자리가 아니다.
두산이 선두를 달리는 비결 중 하나는 매우 높은 홈 승률이다. 3월 24일 삼성과 개막전 패배 이후 홈 8경기를 내리 이겼다.
최근 기세도 좋다. 3일 잠실 LG전 이후 10경기에서 9승 1패를 기록했다. 한 번 이기면 연승이었다. 그러나 한화 앞에서 이 공식은 깨졌다. 두산은 17일 잠실에서 졌다. 연승 엔진은 꺼졌다.
↑ 한화 이글스는 17일 두산 베어스의 홈 8연승 행진을 저지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한화의 승리는 우연이 아니다. 한화는 두산 다음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는 팀이다. 4월 3일 대전 롯데전부터 8승 2패를 거뒀다. 두산보다 1승이 적었을 뿐이다. 이제는 같은 기간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선두 두산마저 격파했다.
한화는 두산과 힘의 대결서 우위를 점했다. 타율(0.291) 3위답게 펀치력이 셌다. 4번타자 호잉은 1회와 3회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두산을 맥 빠지게 만들었다. 공교롭게 이용규의 도루 실패 및 송광민의 출루 뒤 터진 호잉의 7·8호 홈런이다. 호잉은 홈런 부문 공동 선두에 올랐다.
송광민도 5회초 무사 1,3루서 외야 깊숙이 타구를 날려 3루 주자 이용규를 홈으로 안내했다. 송광민은 26타점으로 타점 부문 선두. 2-0, 4-0, 그리고 5-0. 스코어는 점점 벌어졌다.
한용덕 감독의 두산 잠실 원정은 이번이 두 번째다. 3월 20일 시범경기에서 한화는 대패를 했다. 초반 2-0의 리드를 못 지켰다. 5회 5실점 및 6회 8실점으로 불펜이 와르르 붕괴됐다.
28일 후 그 같은 참사는 재현되지 않았다. 한화 불펜은 그때의 한화 불펜이 아니다. 180도 달라졌다. 16일 현재 불펜 평균자책점 4.14로 1위다.
↑ 한화 이글스의 박상원이 17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6회말 2사 3루서 박세혁을 삼진 아웃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6회 무사 만루 위기에 등판한 박상원이 첫 타자 박건우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으나 이후 완벽한 계투로 두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특히, 더 이상 ‘행복수비’도 없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호수비를 펼쳤다. 1회와 6회 더블 플레이로 분위기를 가져갔다. 실책 15개로 3위지만 14일 대전 삼성전부터 3경기 연속 실책 ‘제로’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