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구속이 전부는 아니다. 시즌 2승째를 거둔 LA다저스 선발 류현진의 패스트볼 얘기다.
류현진의 패스트볼은 빠른편이 아니다. ’MLB.com’에 따르면, 그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0.03마일로 리그 평균(92.7마일)에 못미친다. 어깨 부상이 심해지기 이전에도 그의 평균 구속은 91마일 수준이었다. 빠른 공으로 승부하는 투수는 아니다.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경기도 그랬다. ’브룩스 베이스볼’에 다르면 류현진은 총 35개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평균 구속은 90.85마일이었다.
↑ 류현진은 구속으로 승부하는 투수는 아니다. 사진= MK스포츠 DB |
그렇다면, 그의 패스트볼은 어떻게 위력을 더했을까?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선수 자신의 말을 들어보자.
일단, 그의 패스트볼은 빠를 때는 빠르다. 로버츠 감독은 "오늘 류현진의 구속은 92, 가끔 93마일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중계화면이나 메이저리그 공식 문자 중계 ’게임데이’상으로는 92마일이 최고 기록이었지만,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로버츠는 "류현진은 90마일을 던질 수 있는 선수지만, 상대 타자를 제압할 필요가 있을 때는 92마일까지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평했다. 필요할 때는 평균보다 빠른 공을 던진다는 말이다.
다른 구종과의 배합도 중요하다. 류현진은 패스트볼처럼 보이지만 끝에서 변화가 있는 구종을 능수능란하게 다루고 있다. 체인지업과 커터가 그것이다. 여기에 이번 시즌은 투심 패스트볼까지 익혔다. 이런 구종들이 더해지면서 패스트볼이 위력을 더하는 모습이다.
선택할 수 있는 구종이 많아지면 수싸움도 유리하다. 로버츠는 "류현진은 커터와 체인지업을 같이 사용하는 선수다. 후반부에 타자가 커터를 생각하고 있을 때 패스트볼을 사용하면 상대 타자 배트의 중심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공의 움직임을 비결로 꼽았다. "마지막에 삼진을 잡을 때 투심을 조금씩 섞어 던졌는데 그런 부분에서 (공의) 움직임이 있었던 거 같다"며 자신의 패스트볼에 대해 말했다.
이같은 요소들이 모두 조화를 이뤘기에 그의 패스트볼은 리그 평균에 못미치는 구속에도 생존력을 가질 수 있게됐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제구가 기반이 돼야
류현진은 오는 23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네번째 선발 등판을 가질 예정이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