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현 상황만 봤을 때 두 선수의 희비는 다소 엇갈린다. 그러나 이들이 지난 시즌, 그리고 올 시즌 차례로 외인타자의 새로운 지표를 세우고 있음은 부정하기 힘들다. KIA 타이거즈 로저 버나디나(33)와 한화 이글스 제라드 호잉(28) 이야기다.
최근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는 단연 호잉이다. 한화의 새 외인타자로 영입된 그는 스프링캠프 때 다소 불안감을 안겼으나 막상 정규시즌이 시작되자 저력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다. 초반 한용덕 감독은 호잉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하위타순에 배치했는데 어느덧 4번 타자까지 올라왔다. 4번에서, 호잉은 최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 0.359, 3홈런 13타점. 승부처 때마다 빛나는 호잉의 방망이는 한화의 상승세를 부채질하기 충분했다.
↑ 올 시즌 아직 진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나 지난해 버나디나(사진)가 선보인 활약은 대단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그래도 버나디나를 의심하는 이는 많지 않다. 그만큼 전력을 증명한 선수다. 이와 같은 시련을 이겨낸 기억도 갖고 있다. 지난해 KIA에 합류한 버나디나는 5월 중순까지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며 퇴출 유력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KBO리그 투수들에게 적응하지 못하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이전 브렛 필이라는 존재감 큰 외인타자와 쉽지 않은 결별을 했던 KIA로서 아쉬운 상황이 벌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팀의 믿음 속 5월 중순 이후부터 버나디나는 감을 찾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그는 2017시즌 최고의 외인타자로 기억됐다.
호잉과 버나디나. 각각 지난해, 그리고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는 리그 대표적 외인타자다. 이들은 공통수식어가 있는데 바로 호타준족 외인타자. 공격도 잘하고 수비도 잘하고, 또 주루에도 장점이 있는 다재다능한 타자로 꼽힌다.
↑ 올 시즌 호잉(사진)이 한화의 중심타자로 떠오를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두 선수는 기대에 한껏 부응했다. 버나디나는 지난해 5월부터 공격은 물론 수비, 그리고 적극적 베이스러닝까지 빛내주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홈런 27개, 도루 32개. 말 그대로 잘 때리고 잘 뛰었다. KIA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룰 수 있었다. 버나디나는 그 중심에 있었다.
쇼다 코우조 KIA 타격코치는 “공수주 다 되고 1번에서 3번까지 타순을 모두 소화해줄 수 있기에 (버나디나는) 팀에서 활용하기 좋은 타자다”라며 “외인타자는 장타력이 좋아야하지만 도루와 수비까지 가능하다면 팀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러한 선수가 얼마 없어 희소성도 갖게 된다. 버나디나는 수치상 드러나지 않지만 팀에 플러스 되는 부분이 있다”고 그의 가치를 설명했다.
호잉은 기대를 넘어 한화 복덩이로 자리매김 중이다. 한화의 성적은 기복이 있지만 호잉의 상승세는 꾸준하다. 21일 현재 타율 0.390 8홈런 23타점 5도루. 외야수로서 드러나는 실책도 없고 그야말로 만능 활약을 뽐내는 중이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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