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이상철 기자] ‘넥센’ 에스밀 로저스(33)의 첫 대전 등판, 3년 전 여름처럼 그는 괴물투를 펼쳤다.
로저스는 22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5피안타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4사구는 1개도 없었다. 넥센의 10-1 대승. 로저스는 완투승으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공교롭게 2승 모두 한화를 상대로 기록했다. 완투승은 2016년 5월 29일 대전 롯데전 이후 693일 만이다.
로저스는 2015년 8월 쉐인 유먼의 대체 선수로 한화에 입단했다. 그리고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10경기 6승 2패 평균자책점 2.97의 성적을 남겼다. 완봉승만 3번이었다. 한화와 재계약한 그는 190만달러로 당시 KBO리그에서 가장 비싼 선수였다.
↑ 넥센 히어로즈의 외국인투수 에스밀 로저스. 사진=김재현 기자 |
그러나 잦은 기행과 부상으로 한화를 떠났다. 2016년 6월 계약을 해지한 로저스는 잔여 연봉을 모두 지급 받았다. 이 때문에 ‘먹튀’의 대명사까지 됐다.
다시 KBO리그에서 뛰고 싶다던 로저스는 2017년 말 넥센과 계약했다. 공식 발표 기준 총액 150만달러. 로저스는 야구장 밖에서 ‘친구’인 한화와 만남을 기대했다. 의욕도 넘쳤다. 자신이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로저스는 첫 만남부터 비수를 꽂았다. 3월 24일 고척 한화전에서 6⅔이닝 3실점(2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다만 로저스의 승리보다 옛 동료에 대한 부적절한 행동이 더 화제를 몰았다. 따가운 비판에 로저스는 고개를 숙여야 했다.
그리고 29일 후 로저스는 다시 한화를 상대했다. 이번에는 장소를 옮겼다. 과거 홈구장이었던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로저스는 “대전 경기가 기대 된다. 이날을 기다렸다. 오랜만에 대전을 방문해 팬을 만나 기쁘다”라면서 “지금은 넥센 선수인 만큼 한화를 상대로 승리하는 피칭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로저스는 이번에도 비수를 꽂았다. 이번에는 좀 더 깊은 상처였다. 가뜩이나 4연패 기간 침체된 한화 타선이었다. 한화 타자들은 로저스의 빠른 공과 예리한 변화구를 공략하지 못했다.
리드오프 이용규만 멀티히트를 쳤을 뿐이다. 이용규가 출루해도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니 위협조차 되지 않았다. 그만큼 로저스의 공이 위력적이었다. 닷새 전 고척 NC전(7이닝)에서 111개의 공을 던졌으나 후유증은 없었다.
1회 하주석과 송광민을 삼진 처리했지만, 로저스는 초반 삼진보다 범타로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넥센 야수들이 어렵지 않게 타구를 잡았다. 투구수도 적었다. 5회까지 54개 밖에 던지지 않았다. 한 이닝 최다 투구수도 17개(3회)였다. 로저스는 넥센 입단 후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로저스는 4회 첫 실점을 했다. 송광민에게 2루타, 호잉에게 안타를 맞으며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로저스는 4점차 리드에서 1점을 내주되 이성열을 병살타로 처리했다. 김태균도 1루수 파울플라이 아웃.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로저스는 홈과 원정 성적이 극과 극이었다. 평균자책점이 홈경기 2.61인 반면 원정경기 9.28이었다. 대량 실점이 많았다. 하지만 로저스에게 익숙한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홈
로저스는 앞서 다섯 차례 등판서 1승만 기록했다. 7이닝 2실점을 두 차례(5일 고척 kt전-17일 고척 NC전) 하고도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이번에는 새 동료의 득점 지원이 화끈했다. 로저스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홈런 2방을 포함해 10점을 뽑았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