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롯데 자이언츠 펠릭스 듀브론트(31)는 위기의 남자다. 올 시즌을 앞두고 100만 달러에 롯데와 계약했고, 메이저리그 커리어까지 기대감을 한 몸에 모았지만, 지금은 골칫거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이런 듀브론트가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오른다.
롯데는 25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위즈와의 팀 간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 선발로 듀브론트를 예고했다. 1선발의 출격이자, 롯데의 세 번째 연승 여부가 듀브론트의 어깨에 달려있다. 하지만 큰 기대감이 들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 부진한 투구를 이어가고 있는 롯데 듀브론트는 긴 장발을 짧게 정리했다. 듀브론트가 반등의 실마리를 풀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
이전 등판을 보자.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24일 문학 SK와이번스전은 4이닝 5실점(4자책점), 30일 사직 NC다이노스전은 6이닝 5실점, 6일 사직 LG트윈스전은 2⅔이닝 7실점, 12일 울산 넥센 히어로즈전은 5이닝 4실점(3자책점)이다. SK와의 경기는 노디시전이었지만, 이후 4경기 연속 패전투수가 되고 있다.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인 2012~2013년 듀브론트는 2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둔 건실한 선발투수였다. 2013년 포스트시즌에는 불펜으로 내려가 보스턴의 월드시리즈에 힘을 보탰던 투수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가 뚜렷하다. 2016년 중반에는 팔꿈치인대접합수술을 받았고, 이후 1년 가량 재활에 매달렸다. 마이너리그에 복귀한 건 지난해 중반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최고 140km 후반대까지 찍혔던 직구(포심 패스트볼) 구속을 개막 후 경기 중에 찾아 볼 수 없는 것에 우려 섞인 시선이 늘어나는 이유다. 한마디로 듀브론트의 몸상태에 대한 확신이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초반 부진했을 때는 쌀쌀한 날씨 탓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조원우 롯데 감독도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두비(듀브론트의 별명)가 등판할 때마다 날씨가 궂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순히 듀브론트의 부진을 구속과 몸 상태로만 볼 수는 없다. 보스턴은 미국에서도 쌀쌀한 날씨로 유명한 지역이다.
듀브론트의 적은 이닝과 높은 평균자책점은 제구 불안이 주요원인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이 있다. 듀브론트는 23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 20개와 사구 1개를 기록 중이다. 이를 9이닝으로 환산하면 9이닝당 7.99개의 사사구가 나온 셈이다. 제구가 안 되니 주자를 내보내는 빈도도 높다. 이닝당 출루 허용을 나타내는 수치인 WHIP는 2.07이다. 듀브론트가 마운드에 있으면 상대 주자 2명이 누상에 나간다는 얘기다. 피안타율이 0.302이고 피출루율이 0.417 피장타율이 0.448이다. 9이닝당 피안타는 11.03개다.
이런 투수가 1선발이니 롯데는 지난 한 달 동안 중요한 승부처에서 흐름이 끊기고 있다. 연패를 끊고, 연승을 이어가는 일을 해야 하는 게 에이스이자, 1선발의 역할이다. 듀브론트가 등판하면 이길 수가 없으니 롯데는 연승이 두 차례 밖에 없고 2연승으로 길지도 않다.
이에 듀브론트를 교체 하자는 여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커리어가 화려한 투수이기에 기대감도 컸고, 실망감도 컸다. 그러나 아직 마땅히 데려올 투수가 없다. 당분간은 듀브론트를 안고 가야 하는데, 롯데도 골치가 아프다.
결국 듀브론트 스스로 각성해주길 바랄 뿐이다. 듀브론트로는 이번 kt전이 얼마 남지 않은 반등의 기회다. 잃어버린 신뢰감을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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