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SK와이번스 안방마님 이재원(30)은 긍정의 아이콘이다. 항상 웃는 얼굴에 푸근한 인상은 보는 사람까지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물론 이재원의 웃음 뒤에는 독기가 서려 있다.
이제 막 2018 KBO리그가 개막한지도 한 달이 지난 시점이이지만, 이재원은 전 경기(27)에 포수 마스크를 쓰고 출전하며, 타율 0.338로 날카로운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SK는 26일까지 팀 평균자책점 4.08로 10개 구단 중 2위를 달리고 있다. 안방마님 이재원의 존재감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없다.
↑ 지난 2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SK 포수 이재원. 이재원은 "올해 많은 경기에 나가,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진=안준철 기자 |
이재원은 올 시즌 첫 마수걸이 홈런을 25일 두산전에서 터트렸다. 3-4로 역전당한 9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월 솔로홈런을 쏘아 올려, 4-4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이날 연장 혈투 끝에 SK가 7-6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자신의 첫 홈런이 역전승의 발판을 놓는 귀중한 역할을 했다. 24일 만났을 때 ‘아직 홈런이 없다’고 묻자, 이재원은 “지난해에도 시즌 첫 홈런이 4월30일에 나왔다”고 항변(?)하던 이재원이 떠올랐다. 이재원은 “팀에서 나에게 20, 30개의 홈런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홈런 타자가 많다. 공을 많이 보고 출루를 많이 하는 게 더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면서도 “
이재원은 상무에 입대하기 전만 해도 거포로 불렸던 타자다. 하지만 그 시절은 포수 이재원과의 거리가 멀었다. 2006년 인천고를 졸업하고 SK에 1차지명으로 입단했을 당시만 해도 이재원은 촉망받는 포수 유망주였다. 그러나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았다. “포수로서 자질보다 타자로써 자질이 더 낫지 않냐”는 평가가 많았다. 포수보다는 우타 대타요원으로 좌완투수 킬러로 더 각광을 받았다. 상무 전역 후 2014년부터 포수와 지명타자로 번갈아 나서며, 포수 비중을 높였다. 어느새 이재원은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가 됐다.
↑ 25일 오후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벌어졌다. 9회 말 무사에서 SK 이재원이 동점 1점 홈런을 친 후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여기에 주장까지 맡았다. 이재원은 “아무래도 주장은 선수들 표정도 봐야한다. 내가 해야할 것만 하기 보다는 신경쓸 부분이 많다”며 “분위기가 처지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다. 아직 긴 연패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그런 때가 왔을 때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형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도 이재원은 미팅 때문에 오래 얘기를 하지 못했다. 주장으로 전체 팀 미팅은 물론, 포수이기 때문에 투수조 미팅에도 참석해야 한다. 그에게 “여러 역할을 해야 하기에 힘들지 않냐”고 묻자 “작년에 많이 뛰지 못해서 힘든 건 전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재원은 “시즌 초반에 관리해준다고 막판에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더라. 나갈 수 있을 때 많이 나가야 한다”고 다시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
이재원
1988년 2월 24일
185cm 98kg
인천숭의초-상인천중-인천고-SK-상무-SK
2006년 1차지명(SK)
제26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2014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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