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예전부터 곰과 쌍둥이가 만나면 흥미진진했다. 2012년 이후 LG가 49승 2무 48패로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최근 2시즌 전적은 두산의 우세였다. 그렇지만 올해는 더욱 재미가 배가됐다. 맞붙으면 박이 터졌다.
기름을 부은 것은 ‘두산표’ LG 4번타자 김현수였다. LG와 두산의 잠실 더비는 올해부터 김현수 더비가 추가됐다. 김현수는 4월까지 두산전 타율 0.400(10타수 4안타 1홈런)을 기록했다. 경기마다 멀티히트였다.
다만 아직 친정에 비수를 꽂지 못했다. LG와 두산은 4월 3일과 4일 두 차례 겨뤘다. 2경기에서 안타 50개와 4사구 19개가 나왔다. 두 번 다 승리를 품은 것은 두산이었으나 끝까지 손에 땀을 쥐었다.
↑ 김현수는 4일 3안타를 쳤지만 LG의 두산전 패배를 막지 못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LG는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LG 또한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두산전 승리가 필요했다. LG가 34경기를 치른 3일 현재 무승 상대는 두산(2패)과 한화(3패)였다.
LG는 1달 전 두산을 괴롭혔다. 안타도 6개를 더 때렸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다. 최근 LG의 모습이기도 했다. LG는 투-타 엇박자로 4연패 중이다. 좋을 때와 나쁠 때, 기복이 있다.
시즌 3번째 대결은 시작부터 불이 났다. LG가 1회말 4타자 연속 안타로 먼저 3점을 뽑자, 두산은 2회초 2루타 3개와 안타 1개, 볼넷 1개로 4점을 땄다. 승부는 곧바로 다시 뒤집혔다. LG가 2회말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을 강판시키면서 3점을 추가했다.
유희관(1⅔이닝 6실점)은 뜨거운 LG 방망이에 혼이 단단히 났다. 데뷔 후 처음으로 5경기 연속 5실점 이상을 기록한 유희관은 평균자책점이 8.64까지 치솟았다.
LG 선발투수 김대현은 6회초까지 버텼으나 5점을 내줬다. 시즌 1경기 최다 실점. 4회초에도 장타(2루타)를 맞으며 실점했다. 김대현은 피안타 8개 중 5개가 장타였다.
끝까지 마음 놓을 수 없는 두산과 LG의 대결이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김대현이 강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승리투수 요건도 사라졌다. 4월 29일 잠실 삼성전부터 이상 징후가 보였던 LG 불펜은 이번에도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 두산은 4일 잠실 LG전에서 7회초 무서운 힘을 발휘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두산은 7회초 최주환의 1점 홈런으로 추격의 불씨를 당기더니 1사 1,2루서 김재환의 2루타에 이어 양의지의 3점 홈런으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팀 내 홀드(8) 1위 김지용이 고개를 숙였다.
김현수는 분전했다. 0의 균형을 깬 것도 그의 첫 타석 2루타였다. 2회말과 4회말에도 안타를 친 김현수는 3타점을 올렸다. 시즌 두산전 1경기 최다 안타 및 타점. 두산전 타율은 0.467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친정 비수 꽂기는 쉽지 않았다. LG의 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