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자꾸 지난해만 바라보게 된다. 디펜딩챔피언으로서 위용을 잃은 KIA 타이거즈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느덧 7위로 떨어졌고 연패도 반복되고 있다. 주축선수 부상(버나디나) 소식에 짐짓 비장함마저 엿보이던 KIA의 현 상황. 위기는 당연히 올 것이라 예상했겠지만 생각 이상으로 급격하고 매섭다.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나아가 구단 전체가 당황하지 않을 수 없는 순간이 펼쳐지는 중이다.
최근 KIA의 경기를 지켜보면 이 팀이 과연 지난해 시즌 초반부터 1위를 뺏기지 않았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다. 단순한 타선의 집중력과 마운드에서의 안정감은 차치하더라도 위기를 벗어나는 방식, 수세에 몰렸을 때 나오는 집중력, 깜짝 하고 등장했던 해결사의 존재감 등 여러 부분에서 크게 대비된다.
↑ KIA 타이거즈가 7위로 떨어지며 다시 한 번 큰 위기를 맞이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우승 이후, KIA는 신구조화를 많이 염두했겠지만 현실은 정작 갈수록 베테랑 의존도만 심해지고 있다. 최근 김선빈을 시작으로 이영욱까지, KIA 타선은 베테랑 혹은 그의 준하는 고참급 선수 일색이다. 물론 이들이 제일 잘해주고 있기는 하다. 젊은 타자들이 성장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마운드 역시 최고령 선수 임창용이 마무리투수를 맡고 있다. 임시방편이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나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젊은 투수들의 불안한 볼넷남발보다는 차라리 임창용의 맞더라도 뿜어지는 강렬한 뱀직구가 보는 사람을 안도하게 만든다.
그러나 분명 우승 이후, 지속 가능한 강팀을 만드는데 초점을 두겠다며 비시즌을 임했는데 시즌 때 모습은 이도 저도 아닌 듯하다. 그렇다고 해서 승리 DNA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결과와 내용, 모든 면에서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 KIA에게는 디펜딩챔피언 부담이 아닌 새로운 변화와 도전이 필요한 때이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냉정하게 1강 수식어는 KIA에서 어느새 두산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자원들은 일정한 성적하락을, 새롭게 가세한 얼굴들은 그 후광효과가 사라지며 만들어진 결과다.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긴
지속가능한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몇 년째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고 있는 두산처럼, 새 얼굴들도 꾸준히 나오고 무엇인가 판단하면 과감한 조치도 해야 한다. 2017년에 기댈게 아니라 2018년 KIA를 새롭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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