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안준철 기자] “실력보다는 먼저 사람이 되겠습니다.”
경기 전이나, 경기 후에나 사람이 먼저였다. 넥센 히어로즈 신인 안우진(19)의 데뷔전은 강렬했지만 조심스러웠다.
안우진은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팀간 4차전에서 넥센이 13-2로 앞서고 있던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마운드에 오르면서 모자를 벗고 관중석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인 안우진이었다. 선두타자 채태인을 상대로 초구부터는 강렬했다. 150km의 강속구가 들어갔다. 먼저 2스트라이크를 먼잡으면 유리하게 경기를 풀었다. 하지만 안우진은 4구째에 안타를 허용했다.
↑ 25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벌어졌다. 9회초에서 넥센 안우진이 등판해 양 팀 팬들에게 사과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17개의 공을 던졌고, 1이닝 무실점이었다. 데뷔전 치고 짧다면 짧은 1이닝에서 경험해 볼 수 있는 것들은 다 해봤다. 안타도 맞고, 볼넷도 내주고, 그라운드 볼 유도 병살타에 삼진도 잡았다.
경기 후 더그아웃에서 만난 안우진은 긴장감이 남아있었다. 그는 “너무 긴장해서 허리에 담이 들었다”고 말했다. 마운드에 올라가면서 인사를 한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물의로 실망을 시켜드린 팬들게 인사부터 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안우진은 이날 오전 1군행 통보를 받았다. 그는 “1군행 전화를 받았을 때보다 불펜에서 8회 끝나고 9회에 올라간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더 두근두근거렸다. 긴장이 많이 됐다”며 초구가 150km가 나온 것에 대해서는 “사실 연습경기 때는 많이 나와봐야 149km가 나왔는데 긴장과 흥분 때문에 150 이상이 나온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슬라이더를 변화구로 많이 던지는데, 고등학교 시절에는 속던 공
“후회없이 전력투구했다”던 안우진은 앞으로 목표에 대해서 경기 전과 마찬가지로 “실력보다는 사람이 먼저되겠다”고 거듭 강조하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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