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야수 앤디 번즈는 흥이 넘치는 사내였다.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리고 단타에 그칠 타구에 2루까지 전력 질주할 때를 번즈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상체를 꼿꼿하게 세우고 무표정한 얼굴로 베이스를 향해 무섭게 뛰는 번즈는 마치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 같기도 했다.
그런 번즈가 최근 흥을 잃었다. 성적도 좋지 않고,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도 예전만 못하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타석에서의 성적이 신통치 않아 롯데로서도 고민이다.
주로 6, 7번 타순에 배치되던 번즈는 이젠 8번타자까지 타순을 낮췄지만, 별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까지 번즈는 최근 10경기 타율이 0.194다. 올 시즌은 29경기에서 타율 0.234까지 떨어졌다. 홈런은 3개에 1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도 0.275에 불과하다. 타격면에서는 외국인 타자라는 기대를 전혀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전에 앞서 인터뷰 중인 롯데 앤디 번즈. 사진(고척)=안준철 기자 |
25일 경기 전 번즈를 만났다. 말을 붙이자 번즈의 표정도 심각해졌다. 그도 “팬들이 기대했던 것과 내 스스로 기대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못 미친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현재 나아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고, 그렇게 하는 수밖에 없다”고 입을 열었다.
투수들에게 약점을 간파당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번즈는 “투수들이 나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냐보다는 내 타격 메카니즘이 안 나오는 게 문제다. 그래서 가장 신경 쓰는 게 폼이 돌아오도록 노력하고, 폼을 유지하는 것이다. 감독님과 타격코치님도 좋은 폼이 나오도록 신경 써주시고 조언을 해주시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마음을 편히 먹고 있다. 아직 스탯에 관해 논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보통 한 시즌 400타석을 들어선다면 이제 150타석 정도 소화했다. 폼이 올라온다면 스탯은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며 자신했다.
다만 초구를 공략했다가 결과가 좋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질문하자 눈동자가 흔들렸다. 번즈는 “초구에 내가 치기 좋은 공이 오면 무조건 공격적으로 배트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공을 몇 개 더 봐야 할 필요도 있고, 중요한 문제다”라고 굽혔다.
올 해 들어 실책이 늘어난 부분에 대해서는 가볍게 반박했다. 번즈는 “8개의 실책 중 땅볼 실책은 1차례 뿐이었다. 나는 수비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 스스로 믿는 건 내가 KBO리그 최고의 2루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능력이 있고,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번즈는 8번에 배치돼 타석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 2루수 뜬공을 잡힌 타구는 아쉬웠다. 빗맞은 타구였지만, 속칭 바가지 안타가 되는 궤적이었다. 그러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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