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2010년 7월, 넥센 히어로즈 소속이던 황재균(31)이 롯데 자이언츠 트레이드 될 때 현금 10억원이 끼어 있었다는 구체적인 증언이 나왔다. 히어로즈가 창단된 2008년 이후 히어로즈가 주도한 트레이드 전수 조사에 힘을 싣는 증언이다.
2010년 당시 히어로즈 구단에서 일했던 핵심 관계자는 “황재균의 트레이드에는 현금도 포함돼 있었다. 구체적인 금액은 10억원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앞서 MK스포츠는 29일 전직 넥센 임직원을 통해 이장석 전 대표가 황재균 트레이드에 30억원대의 금액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황재균은 2010년 7월20일 넥센과 롯데 양 구단은 황재균(당시 넥센)과 김민성, 김수화(이상 당시 롯데)를 트레이드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틀 뒤인 22일, 트레이드를 승인했다. 하지만 발표는 선수 대 선수(1대2) 간이었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현금이 포함된 트레이드라는 내용은 없었다.
↑ 한때 히어로즈의 트레이드 불가리스트에 올랐던 황재균. 황재균은 히어로즈에서 롯데를 거쳐 2017시즌 미국에 진출했다가 올 시즌을 앞두고 kt위즈 유니폼을 입었다. 사진=MK스포츠 DB |
KBO도 이 트레이드에 현금이 개입됐다는 의심을 했고, 이틀 동안 검토했다. 승인이 늦춰지면서 지난 시즌 뒤 김민성은 1군 등록일수 하루 차이로 FA 자격을 얻지 못했고, 당시 트레이드 승인 지연이 재차 화제가 되기도 했다.
KBO가 승인을 면밀히 검토했던 것은 2008년 11월 장원삼을 삼성으로 보내는 트레이드와 같은 맥락이었다. 당시 우리담배의 스폰서 철회로 재정난에 빠진 히어로즈 구단은 KBO 가입비를 완납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본격적인 선수팔이에 나섰고, 거저 인수하다시피한 구단의 자산을 팔아 가입비를 내겠다는 의도를 불순하게 본 KBO는 트레이드 승인을 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1년 뒤 가입금을 완납한 2009년 12월 당시 넥센의 주축인 이택근, 장원삼, 이현승을 각각 LG, 삼성, 두산으로 트레이드하는 것은 KBO가 승인했다. 이택근에게는 25억원, 장원삼에게는 20억원, 이현승에게는 10억원의 트레이드 머니가 붙었다. 유영구 당시 KBO 총재는 이 트레이드를 승인하며 “현금을 전제로 한 트레이드는 원칙적으로 2010 시즌이 종료할 때까지 불허할 방침”이라고 히어로즈 구단에 통보했다. 하지만 넥센은 2010년 3월 12일에는 마일영을 한화로 보내고 마정길과 현금 3억원이 포함된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당시 KBO는 “전력 보강 차원”이라며 트레이드를 승인했다. 이는 2008년 창단한 히어로즈가 11년간 단행했던 총 22건의 트레이드 중 공식적으로 현금이 포함된 마지막 트레이드였다. 이후 18건의 트레이드에서는 현금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트릭이었다. 지난해 NC, kt와의 트레이드에서 뒷돈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고, 황재균 트레이드에도 현금 10억원이 포함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여기에 2011년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던 7월31일 LG로부터 박병호와 심수창을 받고 송신영과 김성현을 보내는 2대2트레이드에 현금 15억원이 끼어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히어로즈 구단이 주도한 모든 트레이드를
KBO는 29일 6월 첫째 주까지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 선수를 트레이드 하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밝혀진 히어로즈 구단의 과거 트레이드 사례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기로 했다. 히어로즈 구단은 이날 KBO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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