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안준철 기자] “다른 건 없습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가을야구의 일원이 되고 싶습니다.”
한화 이글스 우완 이태양(28)은 한화 불펜의 핵으로 떠올랐다.
올 시즌 한화 불펜은 10개 구단 중 가장 빛나고 있다. 이태양도 주축 중 하나다. 토종 선발 에이스로 꼽히던 그의 변신에 한화 불펜은 더욱 단단해졌다.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도 이태양의 호투는 팀 승리에 발판이 됐다. 이날 한화는 선발 제이슨 휠러가 3회까지 6실점으로 난조를 보였다. 그러나 한화는 끈질겼다. 4회 호잉의 투런홈런을 시작으로, 5회도 2점을 보탰다. 6회는 더블스틸로 1점을 추가해 5-6까지 따라잡았다.
↑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앞서 인터뷰 중인 한화 이글스 이태양. 사진(부산)=안준철 기자 |
2일 롯데와의 경기 전 사직구장에서 만난 이태양은 “이젠 아프지 않다. 재활이 잘됐고, 구속에 대한 미련은 버렸었는데, 구속도 잘 나오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2014년 만년 하위팀 한화에 혜성같이 나타났다. 150km를 육박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인천아시안게임 대표에도 선발돼, 금메달의 주역이 됐다. 하지만 2015년 시즌을 앞두고 몸에 이상이 생겼다. 2군에 내려갔는데 팔꿈치 인대 손상이 발견됐다.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시즌 아웃. 수술 후유증은 생각보다 길었다. 복귀를 했을 때 공이 예전 같지 않았다. 특유의 강속구를 잃었다. 그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0km가 채 안 됐다. 지난해에도 139.8km에 머물렀다. 팔꿈치 뼛조각이 발견되면서 두 번째 수술대에 올랐다.
재활이 잘 됐고, 구속도 올랐다. 이태양은 “불펜에서는 버틴다는 생각으로 던지는 게 도움이 되고 있다. 선발로 던질 때는 홈런을 맞아도 큰 데미지가 없었는데, 불펜에서 홈런을 허용하는 건 의미가 다르다. 그래서 1점도 주지 않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실투를 줄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우람이 형이 불펜 투수는 컨디션이 최악이라고 생각하고 던져야 된다고 조언해줬다. 컨디션에 의존하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선배들의 조언은 불펜으로 빠르게 자리잡는데 도움이 됐다. 안영명의 빠른 템포 피칭은 이태양에게서도 엿볼 수 있다. 이태양은 “불펜 경험도 선수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이태양도 선발에 대한 미련을 완벽하게 버린 것은 아니었다. 그는 “이 자리에 안주하지 않겠다. 개인적인 욕심이 있긴 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떤 면에서 투수는 어느 자리던 마운드에
올 시즌 목표는 단 하나다. 이태양은 “가을야구를 가보지 못했다. 팀이 이대로 계속 잘해서 가을야구를 가는 것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 가을야구의 일원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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