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는 말은 ‘이름은 헛되이 전해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명성(名聲)이 널리 알려진 데는 그럴 만한 까닭이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LG트윈스의 간판타자로 우뚝 선 김현수(30)를 보고 있자면 명불허전에 가장 걸맞은 선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부터 타격기계라는 별명이 있던 김현수의 최근 타격은 사람이 아니라 진짜 기계가 때리는 듯 정교하고 강력하다.
김현수는 2일 현재 타율 0.377, 11홈런, 52타점, 52득점을 올리며 LG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특히 4월 중순부터는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부상으로 4번 타순에 고정됐지만, 오히려 절정의 클러치 감각을 뽐내고 있다. 타점에서는 롯데 자이언츠의 4번타자 이대호(50개)를 제치고 타점 선두들 질주하고 있다. 무엇보다 5월 이후 34타점을 추가하며 LG신바람 야구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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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의 4번타자 김현수. 사진=MK스포츠 DB |
김현수의 장점은 빠른 볼에 대처 할 수 있는 능력이다. 국제 대회에서도 어떤 빠른 볼도 공략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는 것은 출발 자세와 이상적인 컨택 포인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수가 볼을 때려내는 컨텍 포인트는 힘을 쓸 수 있는 지점에서 때려낸다. 일반적으로 타자의 앞다리 약 30cm 전후가 이상적이라고 한다.
김현수의 컨텍 포인트를 자세히 살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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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1. 김현수의 컨텍 포인트. |
사진 1에서 배트와 볼이 만나는 컨택 포인트를 보면 앞발(오른발) 앞쪽에서 컨텍이 되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김현수는 배터스 박스 뒤쪽에 선다(포수 방향의 끝) 그래서 홈플레이트를 기준으로 잡는다. 홈플레이트의 꼭지점을 기준으로 컨택 포인트를 보면 안타는 34.5cm 지점에서 홈런은 42.9cm에서 볼을 때린다. 정확하고 강한 타구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오른발 앞쪽에서 때렸을 때 더 효과적인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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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1. 김현수 타구 스피드, 각도, 컨택 포인트 위치. 자료제공= ㈜스포츠 투아이 |
이상적인 컨택 포인트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상대 투수가 던진 다양한 볼에 대한 동물적인 순간 대처 능력이 필요하다. 150km 전후의 빠른 볼과 120km 전후의 느린 볼과의 대략 30km 이상의 속도 차이를 커버 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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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2. 김현수와 두산 양의지의 비교. |
김현수의 이상적인 컨택 포인트를 만들어 내는 비결 중에 하는 배트를 볼의 위치까지 빠르게 끌고 올 수 있는 출발 위치이다. 배트를 출발 시키는 지점을 ‘발사위치’ 영어로는 ‘Launch Position’이라고 한다. 발사위치(The Launch) 준비 자세에서 스트라이드를 하는 구간에서는 배트를 쥐고 있는 손의 위치는 뒤쪽에 남아 있으며 손목의 코킹은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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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2 김현수 발사위치. |
사진 2에서 보면 준비 자세에서 체중이동하고 있는 동안 배트를 들고 있는 손은 뒤쪽에 그대로 남아 있으며 코킹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볼을 때리기 위해 몸에 가깝게 붙여서 나오며 이상적인 컨택 포인트에서 볼을 맞추는 스윙을 가져간다. 배트가 볼을 때리는 컨텍 포인트까지 어떻게 이동하는지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어떤 각도로 볼을 때리느냐에 따라 타구는 전혀 다른 결과를 얻기 때문이다.
타석에서 배트를 들고 있는 손의 위치가 어디에 어떤 자세로 있어야 이상적인 배팅을 할 수 있는지를
눈으로 보고 확인하는 것인 아닌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은 타고난 재능과 많은 시합 경험을 통해 얻은 결과물이다. LG의 공격을 이끌고 있으며 후배들의 롤 모델 역할까지 하고 있는 김현수의 고공비행을 필자도 응원한다.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
사진캡처=SBS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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