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근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전투적인 모습이 있어야 팀이 강해 보인다.”
롯데 자이언츠의 캡틴 이대호(36)가 선수단에게 ‘근성’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롯데는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3일까지 2주 동안 치른 12경기에서 2승10패로 부진했다. 2주 연속 주중 3연전은 스윕을 당했고, 주말 3연전에서는 1승2패 루징시리즈를 거뒀다. 한 마디로 일주일에 한차례씩 승리를 거둔 셈이다. 롯데의 순위도 24승32패로 어느새 9위까지 하락했다.
다만 두 번의 승리에는 일정한 공식이 하나 숨어 있었다. 바로 이대호의 홈런. 롯데는 6연패에 빠졌던 지난달 27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이대호의 멀티홈런을 앞세워 6-4로 승리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5연패를 당했다.
↑ 3일 사직 한화전 이후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롯데 이대호. 사진=안준철 기자 |
하지만 3일 경기는 이대호의 한 방으로 불안감을 떨치면서 이길 수 있었다. 8회말에 이대호는 좌월 스리런 홈런을 터트렸다. 연패 탈출을 확정시키는 홈런이었다. 역시 이대호였다. 2승10패 기간 중 이대호는 39타수 16안타(타율 0.410 3홈런 13타점)를 기록 중이다. 역시 해결사였다.
그러나 경기 후 만난 이대호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았다. 최근 타격감이 괜찮다는 말에 “내 타격감이 좋은 것보다는 다른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으면 더 좋을 것 같다”며 “나 혼자 잘해서 이길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야구는 한 명이 잘해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것은 분명했다. 후배들의 각성이었다. 물론 잔소리는 아니었다. 이대호는 “주장으로서 그 동안 할 수 있는 말은 다 한 것 같다. 말을 더 하면 잔소리 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제 어린 선수들도 알아서 잘 해야 한다. 나나 (손)아섭이가 아닌 다른 선수의 활약으로 이기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그리고 단호하게 말을 이어갔다. “여러 선수들이 해결사가 되어야 좋은 팀이 된다. 투수들이 맞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젠 이대호가 던진 화두에 롯데 젊은 타자들이 응답할지 지켜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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