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2011년 천안북일고 졸업 후 한화에 입단한 오준혁(26)은 두 번이나 트레이드를 경험했다. 처음은 아니라 충격이 덜하지만 이제는 한 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싶은 마음이다. 군 복무까지 포함하면 벌써 네 번째 유니폼이다.
KIA의 오준혁은 7일 밤 kt의 이창진과 1대1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2015년 5월 한화에서 KIA로 트레이드 이적한 뒤 3년 만이다. 이번에는 혼자만 움직였다. 그래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오준혁은 “처음 트레이드 이야기를 듣고 많이 놀랐다. 얼떨떨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곰곰이 생각하니 내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다. KIA에서는 (외야에)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동료들도 ‘축하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 kt 위즈로 트레이드 이적한 오준혁. 사진(수원)=김재현 기자 |
3년 전과 달랐다. 부랴부랴 대전을 떠나 창원(KIA 원정)으로 이동한 그는 선수단과 인사한 후 곧장 함평으로 가야 했다. 이번에는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그리고 8일 수원 넥센전에 8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김진욱 kt 감독은 “예전부터 눈여겨봤던 선수다. 1군에 대한 압박감이 커서 그렇지 기량이 부족했던 선수가 아니다. 장점을 갖고 있다”라며 “당분간 기회를 부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준혁은 배팅과 베이스러닝이 강점이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해결하기도 했다. 올해 퓨처스리그 타율도 0.406(101타수 41안타)이다. 타격 재능이 있다. 다만 KBO리그에서 꾸준하게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오준혁은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커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내가 기회를 잡지 못했다”라고 자책했다. 그는 이어 “kt에서는 분명 내게 기회가 올 텐데 잡고 싶다. 괜히 오버하면 다치기 십상이다. 하던 대로 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준혁은 더 이상 트레이드 없이 kt에 정착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kt의 연고지인 수원과 좋은 인연도 있다. 천안북일고 2학년 때 수원에서 봉황대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당시 등번호는 9번. kt에서도 그
3년 전 트레이드 당시 그에게 쏠린 관심은 크지 않았다. 유창식에게 더 집중됐다. 이번에는 그에게 오롯이 관심이 쏠렸다. 오준혁은 “더 이상 트레이드 같은 이슈로 주목받기 보다는 내가 잘해서 주목을 받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