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박병호(32·넥센)는 5월 20일 부상 복귀 후 홈런 6개를 터뜨렸다. 15안타 중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
이 기간 홈런 공동 4위다. 7경기 연속 홈런을 치고 있는 김재환(두산)이 10개로 가장 많지만, 홈런 선두 최정(5개·SK), 3위 로맥(6개·SK)와 비슷한 페이스다.
박병호의 장타는 홈런 6개가 전부다. 2루타 및 3루타는 없다. 나머지 9개의 안타를 친 후 박병호는 1루에서 멈췄다. 장타력을 잃은 것은 아니다. 이 기간 박병호의 장타율은 0.702(10위)다. 2루까지 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아도 참고 있다.
↑ 넥센 박병호는 8일 수원 kt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안타 2개 모두 1루타였다. 사진(수원)=김재현 기자 |
박병호는 부상으로 한 달 넘게 전열에서 이탈했다. 종아리 근육이 파열됐고 아킬레스건까지 아팠다. 8일 현재 1군 엔트리 등록 일수가 41일, 말소 일수가 36일이다.
몸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 러닝은 특히 주의를 기울인다. 4월 13일 고척 두산전에서 종아리 근육이 파열됐을 때는 타격(내야 땅볼) 후 1루로 뛰어가던 순간이었다. 5월 25일 고척 롯데전에서는 8회 홈런을 친 후 베이스를 돌다 통증을 느끼기도 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혹시 모를 부상 재발을 우려해 2루타, 3루타 같은 장타를 자제시키고 있다. 외야 깊숙이 타구를 날려도 빨리 뛰게 하지 않는다. (출루 후)베이스러닝도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적어도 이달 말까지는 그렇게 관리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박병호는 현재 아프지 않다. 그러나 또 통증이 생길까봐 조심스러워한다. 100%로 뛰지 않는다.
박병호는 “(2루타, 3루타가)될 타구가 있었지만 아무래도 (다리에)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빨리 완벽해져 뛰는 게 팀이나 내게 좋을 텐데 답답한 부분이 있다”라고 토로했다.
박병호는 이어 “상태가 좋아져 조금씩 속도를 내며 열심히 뛰고 있다. 다만 또 뛰는 도중 통증을 느낄까봐, 좀 불안하기도 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책임감이 큰 박병호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자책이다. 부상 복귀 후 17경기(멀티히트 5번) 타율 0.319를 기록하고 있지만 부족하다고 느낀다.
박병호는 “부상 복귀 후 느낌은 좋았는데 최근에는 아니다. 내가 생각해도 요즘 역할을 못하고 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큰데 (팀, 동료, 팬에게)정말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니다. 박병호는 8일 수원 kt전에서 넥센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4-5의 7회초 1,3루서 심재민을 상대로 동점 적시타를 때렸다. 2S로 몰렸지만 6구까지 승부를 끌고 가 기어코 해결을 했다. 넥센은 박병호의 적시타 이후 4점을 더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볼넷으로 출루하며 찬스를 연결한 김하성은 “박병호 선배가 쳐줄 것 같아 (무사 3루서)제가 치지 않았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옆을 지나가던 후배의 농담에도 박병호는 마냥 웃지 않았다.
박병호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