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회 한국 대표팀이 벌이는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한국시간 24일 오전 0시)을 앞둔 23일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넘실거렸습니다.
축구팬들은 경기를 6시간가량 앞둔 오후 6시께부터 광화문에 모이기 시작했다. 오후 10시 30분 기준으로 경찰 추산 8천여명이 운집해, 세종대왕상부터 광화문광장 남쪽 끝까지 발 디딜 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시민들은 장롱 속 깊숙이 넣어뒀던 'Be The Reds!' 티셔츠, '붉은 악마' 머리띠, 붉은색 한국 대표팀 유니폼 등으로 멋을 내고는 광장에 모여 앉아 캔맥주와 야식을 먹으며 경기를 기다렸습니다.
남녀노소 다양한 구성의 축구팬들은 우리 대표팀이 멕시코를 꼭 잡아야 16강전에 진출할 수 있으며, 마지막 상대인 독일에 지더라도 후회 없이 대회를 마칠 수 있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습니다.
손흥민 유니폼을 입고 온 권순호(20)씨는 "이기는 모습을 꼭 보고 싶어서 응원에 힘을 보태기 위해 생애 처음으로 거리응원을 나왔다"면서 "멕시코가 독일보다는 그래도 쉬운 상대니까 선수들이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대표팀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한 축구팬들은 스마트폰으로 러시아발 최신 소식을 연신 살펴보면서 대표팀 전술에 각자 나름의 훈수를 뒀습니다.
강백진(25)씨는 "(손)흥민이랑 (이)승우에게 기대를 걸고 나왔다"면서 "오늘 지더라도 제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의 준말)' 한 번만 보고 싶다"며 웃었습니다.
변성호(27)씨는 "(멕시코 선수 중에) 치차리토랑 로사노를 경계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일단 김신욱은 빼고, 이승우가 나와서 잘해주길 바란다"고 의견을 냈습니다.
주말을 맞아 친구나 가족과 함께 응원 분위기를 즐기러 광장에 나왔지만, 경기 결과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는 축구팬도 많았습니다.
정모(21)씨는 "이길 수 있겠느냐. 손흥민이 유효 슈팅 1개라도 때려주길 바란다"면서 "다음 월드컵은 제대로 된 전술을 구사하는 능력 있는 감독을 선임해 일찌감치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서울에서는
서울시는 경기가 끝나는 시간대에 맞춰 시청역과 삼성역에서 지하철 2호선을 추가로 운행할 예정입니다. 거리응원이 열리는 곳 인근 시내버스 79개 노선도 막차 시간을 연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