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뉴욕) 김재호 특파원] 구단 공식 사진사가 카메라를 들이밀자 그는 환한 미소와 함께 야구공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공에는 숫자 '1'이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승을 의미한다.
LA다저스의 신인 좌완 케일럽 퍼거슨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 선발 클레이튼 커쇼에 이어 등판, 4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8-3 승리에 기여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퍼거슨은 원래 이날 경기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클레이튼 커쇼가 재활등판을 취소하고 선발로 나오면서 뒤로 밀려났다. 그럼에도 그는 흔들림없이 투구를 소화했다.
↑ 퍼거슨은 커쇼의 뒤를 이어 등판,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美 뉴욕)=ⓒAFPBBNews = News1 |
2015년 루키리그에서 10경기를 불펜으로 뛴 이후 줄곧 선발 투수로만 뛰었던 그에게는 적응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는 "똑같은 경기다. 최대한 내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모든 것을 최대한 똑같이 유지했다"며 달라진 상황에 대처한 방법에 대해 말했다.
5회 첫 두 타자를 안타로 내보내며 위기에 몰렸지만, 이를 실점없이 막으며 안정을 찾았다. 7회에도 3루타를 허용했지만, 실점없이 막았다.
그는 "너무 욕심내지 않고 내 구위를 믿었다. 여기 올라와서 치른 첫 경기부터 그랬다. 내 구위는 메이저리그에 올라오기에 충분히 좋은 구위라 생각했다"며 위기 상황을 넘긴 비결을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매 등판마다 구위가 좋아지고 있다. 매 경기 더 좋아지는 모습이 보인다. 필요할 때 좋은 공을 던지고, 브레이킹볼을 던지는 능력도 좋아졌다. 오늘도 여섯 개의 결정적인 탈삼진을 잡았다. 공격적인 모습이 보기좋다"며 신인의 투구를 칭찬했다.
이어 "불펜으로 나오는 것은 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선발로 나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 평소같지 않은 루틴으로 준비하는 것이 힘들었을 것이다.
퍼거슨은 커쇼가 돌아왔지만,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남을 예정이다. 로버츠는 "길게 던질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하다. 다음 커쇼의 등판 때도 이어 던질 가능성이 있다"며 그가 필요한 순간이 또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greatm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