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러시아 카잔) 이상철 기자] 잔뜩 독이 오른 세계랭킹 1위 독일은 두려운 상대인가.
신태용 감독은 “조직력을 완성해도 독일의 벽을 넘기가 힘들다”라고 한 발을 뺐다. 1%의 희망을 노래하나 유종의 미에 가까울지 모른다.
독일은 2018 러시아월드컵 초반 주춤한 행보다. 180분 중 135분은 실망스러웠다. 골대를 세 차례나 맞혔다. 하지만 23일 스웨덴전 후반 45분간 독일의 공세는 무시무시했다.
↑ 손흥민은 독일과 첫 A매치를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갖는다. 사진(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옥영화 기자 |
한국은 버텨낼 수 있을까. 스웨덴, 멕시코를 상대로도 뚫린 수비다. 더욱이 16강 진출과 조별리그 탈락 사이에 위치한 독일은 단순한 승점 3이 아닌 대승을 노리고 있다. 뢰브 감독도 한국이 안중에 없다는 식의 발언하기도 했다.
한국은 들러리 신세가 될까.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가 깨지면서 독일이 부활하기 위한 희생양이 될까.
가뜩이나 객관적인 전력이 처지는 데다 정상 전력도 아니다. 박주호에 기성용까지 뛸 수 없다. 지친 체력을 회복하기에 시간적으로도 촉박하다. 걱정이 한 가득이다.
그렇다고 ‘우리는 안 될 거야’라는 마음으로 뛸 수도 없다. 전쟁터에서 퇴각을 먼저 떠올린다는 것은 이미 패한 것이다. 한국에게도 16강 진출 여부를 떠나 여러 가지 목적과 의미가 있는 경기다. 피할 수 없는 승부라면 즐겨야 한다. 그리고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는 독일을 상대로 득점한 5명 중 1명이다. 그리고 황선홍 전 FC서울 감독, 이운재 수원삼성 코치와 더불어 월드컵에서 두 차례나 독일전을 뛴 태극전사다.
홍 전무는 두 번의 독일전을 대했을 때 임하는 자세가 달랐다고 했다. 경험이 쌓일수록 더 많은 걸 고민해야 해 걱정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심적 부담은 2002 한일월드컵 준결승보다 1994 미국월드컵 조별리그가 덜했다.
1994년 6월 27일 댈러스의 뜨거운 태양 아래, 전반에만 3골을 허용했다. 실수가 적지 않았다. 하프타임 팀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그렇지만 기왕 이렇게 된 거 제대로 붙자는 투기가 생겼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한국은 후반 내내 독일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단순하고 패기 있게 부딪히라는 것이 홍 전무의 조언이다.
경기 하루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흥민의 각오도 그와 궤를 같이 한다. 손흥민은 “가장 중요한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