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러시아 카잔) 이상철 기자] “1% 희망이 작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경기를 펼치겠다.”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의 다부진 각오대로 태극전사는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세계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 접전을 벌였다. 16강의 기적을 이루지 못했으나 우승국 조별리그 탈락 징크스를 완성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의 카잔 아레나에서 가진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F조 독일과 3차전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 첫 승점이자 첫 승리였다. 매우 귀했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28년 만에 전패 탈락을 면했다. 그리고 독일을 울렸다.
↑ 사진(러시아 카잔)=옥영화 기자 |
“독일을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던 신 감독의 주문대로 태극전사는 전차군단을 거칠게 대했다. 초반부터 경고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았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어차피 독일전이 이번 대회의 마지막 경기였다.
급한 건 독일이었다. 쉴 새 없이 두들기나 한국의 골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김영권은 철벽이었다. 조현우는 야신이었다. 후반 3분 고레츠카의 결정적인 헤더 슈팅마저 조현우의 선방에 막혔다.
그 사이 스웨덴이 멕시코를 상대로 골(후반 5분)을 넣었다. 흐름이 깨졌다. 스웨덴이 멕시코를 이긴다면, 독일은 한국과 비겨도 탈락이었다. 스웨덴은 후반 17분 페널티킥으로 추가 득점까지 올렸다.
그라운드에서 독일의 조급증이 느껴졌다. 고메즈, 뮐러를 투입하며 거세게 공세를 퍼부었지만 마지막 슈팅은 부정확했다.
독일의 슈팅 기회가 늘어났지만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두 팀 모두 지쳤다. 한국은 손흥민, 황희찬, 문선민, 이재성을 앞세워 반격을 펼쳤다. 속도가 떨어진 독일은 한국의 역습을 저지하지 못했다.
다만 한국은 슈팅까지 연결하지 못했다. 후반 20분 손흥민이 돌파 과정에서 로이스와 충돌해 넘어졌지만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았다. 오히려 손흥민이 경고를 받았다. VAR 판정은 없었다.
공격 비중을 늘리던 한국은 마침내 독일 골문을 노렸다. 세트피스에서 김영권이 거미손 노이어를 뚫었다. 부심은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었지만 VAR에 의해 판정이 바뀌었다. 후반 48분 김영권의 득점이 인정됐다
환희는 한 번 더 있었다. 후반 51분에는 역습 과정에서 주세종의 정확한 긴 패스에 이어 손흥민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비록 조별리그 탈락했으나 한국이 이번 대회 최고의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