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러시아 카잔) 이상철 기자] 김영권(28·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축구인생에 2018 러시아월드컵은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무수한 악플에 시달리기까지 했던 그는 ‘킹영권’으로 다시 태어났다.
김영권은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세 경기에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골키퍼 조현우, 공격수 손흥민과 더불어 가장 호평을 받았다.
김영권은 28일 오전(한국시간) 월드컵 승리를 선물했다. 후반 48분 공격에 가담한 그는 0의 균형을 깼다.
↑ 김영권이 독일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서 후반 48분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러시아 카잔)=옥영화 기자 |
김영권은 “공이 내게 정확히 와 한 번 잡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이에 골키퍼 노이어가 튀어 나왔다. 다행히 맞고 들어갔다”라며 득점 상황을 회상했다.
하지만 기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부심이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었다. 그러나 VAR에 의해 득점으로 인정됐다. 리드를 잡은 한국은 후반 51분 손흥민의 추가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영권은 이에 대해 “(VAR 판독 중)제발 골이길 빌고 또 빌었다. 우리가 한 골을 넣으면 독일 선수들이 더 급해지기 때문이다. 득점이 인정된다면 좋은 흐름으로 흘러갈 수 있어 마음속으로 기도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월드컵은 김영권에게 두 번째 월드컵이다. 그는 대회 전 “두 번 다시 실패하고 싶지 않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은 독일을 이겼지만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스웨덴이 멕시코를 3-0으로 꺾으면서 독일전 승리 여부에 관계없이 F조 3위가 결정됐다.
김영권은 “솔직히 팀 성적은 만족하지 못한다. 이번에도 조별리그 탈락했으니 반성해야 한다. 앞으로 계속 월드컵 도전해야 할 텐데 다음에는 통과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래도 의미가 있다. 독일전은 첫 승이기도 하나 첫 무실점이기도 하다. 김영권은 “수비수부터 공격수까지 다 같이 수비를 했기 때문에 무실점이 가능했다. 앞에서부터 공이 쉽게 들어오면 골을 쉽게 허용할 수 있다. 앞의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뛰었기 때문에 무실점할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영권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찬사에 대해 “도핑 검사를 하느라 나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국민 여러분께서 열심히 응원해주신 것 같다. 밤늦도록 응원해주셨
이어 그는 “한 동안 대표팀을 떠나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그 같은 일이 없었다면 오늘 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비판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