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너무나도 상반된다. 한화 이글스 두 외인투수 키버스 샘슨(27)과 제이슨 휠러(27)의 처지가 그렇다.
지난 5일 경기서 그토록 든든했던 한화 선발 마운드는 하루 뒤인 6일에는 허약하고 위태로웠다. 5일 광주 KIA전에 선발로 나선 샘슨이 7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9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에이스로서 팀 연패를 끊어냈고 7이닝 이상 던졌으며 경기를 순조롭게 풀어가도록 만들었다. 벌써 시즌 9승째, 탈삼진도 132개로 단독 선두다.
시즌 초반부터 샘슨을 향해 “최고의 외인투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던 한용덕 감독은 6일 경기를 앞두고 샘슨의 투구를 복기하며 “어제 경기가 샘슨의 최고투구”라고 극찬했다. 이어 “완투할 줄 알았다”며 갑작스러운 볼넷허용으로 아깝게 놓친 완투페이스를 아쉬워하기도 했다. 한 감독은 전반기 동안 샘슨의 모습에 대해 “더 바랄 게 없다.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 호투하는 샘슨(오른쪽)과 부진한 휠러 한화의 두 외인투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반면 또 다른 외인투수 휠러 이야기가 나올 때는 사뭇 진지한 자세가 감지됐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휠러는 잘 나가는 한화의 뇌관 같은 존재가 된 지 오래다. 전날(6일) SK전 포함 18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9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 중이다. 마지막 승리가 5월9일 넥센전이다. 첫 등판 이후 심심찮게 6이닝 이상 피칭을 해줬는데 그 또한 5월20일이 마지막이다. 이제는 매번 5이닝 안팎에 머물고 있다.
휠러는 간단히 표현하면 제구력을 기반으로 한 좌완투수다. 공 빠르기보다는 볼 배합과 커맨드로 승부해야하는데 이 모든 게 잘 안 되고 있다. 심판 판정에 있어 자주 어려움을 겪는데다가 결정구가 없다보니 확실히 매조 짓는 한 방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투구 수가 많아지며 소화이닝도 줄어드는 패턴. 냉정하게 모든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교체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른 상태다.
6일 한 감독은 “휠러가 언론을 통해 (자신의) 교체이야기가 나오니깐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헛소리라고 이야기해줬다”고 밝히며 “당초 휠러는 건강하게 선발로테이션만 유지해주면 된다고 생각했고 그에 맞게 해주고는 있다. 다만, 팀이 순위권 싸움을 하다 보니 기대치가 올라간 상황이 됐다”며 달라진 팀 상황 속 휠러의 역할이 쉽지 만은 않은 상황이 됐음을 전했다.
↑ 초반과 달리 샘슨(오른쪽)과 휠러의 처지가 크게 엇갈리고 말았다. 사진=김영구 기자 |
외인투수라 할지라도 불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고 사령탑으로서 이를 다독여주는 것도 임무다. 그러나 팀은 선두권 싸움을 펼치고 있고 여기에 단기전인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도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확실한 선발, 특히 외인투수가 필요하기에 한 감독은 물론 팀 전체가 고민에 빠진 상황이 된 것이다.
휠러의 운명은 이러한 한화의 고민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기존대로 팀 전력을 맞춰가는 시기라 판단한다면 더 시간을 주고 성장을 도울 것이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후반기 시작 때 교체 등의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한화와 한 감독으로서는 어떠한 선택도 쉽게 내리기 어려운 게 분명하다.
다만 휠러는 올 시즌 2승을 모두 (시즌 초반) 넥센전에서 거뒀다. 다소 공교로운데 한화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이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대전에서 넥센과 예정됐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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