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960일 만에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전반기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선두 두산을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거둬 분위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렇지만 박경수(kt)는 기쁨보다 아쉬움을 토로했다.
kt는 12일 수원 두산전에서 2회 터진 박경수의 만루 홈런에 힘입어 11-4로 승리했다. 이로써 kt는 35승 2무 50패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10위가 아닌 9위이며, 승률도 0.412로 KBO리그 네 시즌 전반기 중 가장 높다.
박경수는 “너무 오랜만에 만루 홈런을 쳐 얼떨떨하다. 첫 타석부터 유희관의 체인지업을 노렸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인코스 속구를 의식했는데 초구부터 체인지업이 날아와 몸이 순간적으로 반응했다. 첫 타석에서 좋은 타구를 날렸던 자신감 때문에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kt 박경수(6번)가 12일 수원 두산전에서 2회말 만루 홈런을 친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수원)=김재현 기자 |
그러나 박경수는 못내 아쉬워했다. 더 잘할 수 있다고 다짐했건만, kt는 올해도 초반 돌풍을 이어가지 못했다.
박경수는 “전반기 부진이 반복되고 있다. 이를 깨고 올라가야 (신생팀으로서)안정권에 도달할 수 있다”라며 “올해도 (전반기 중간 평가에 대해)좋은 점수를 매기지 어렵다. 내용상 10승은 더 거뒀어야 했다. 5월 중순 치열합 접전을 벌였는데 그때 승수를 쌓지 못한 것이 아쉽다. 좀 더 치고 올라갔다면, 더 좋은 분위기를 형성했을 텐데 아쉽다”라고 말했다.
kt는 전반기에 87경기를 치렀다. 후반기 57경기가 남아있다.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넥센과 승차는 7.5경기다.
박경수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kt의 첫 가을야구가 아니라 60승 고지다. kt의 시즌 최다 승은 2016년의 53승이다.
박경수는 “비록 승수를 많이 쌓지 못했으나 좋은 경기를 치르면서 경험을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후반기에 긍정적으로 임하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60승 이상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한 계단 도약해 kt 팬도 다음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경수는 이날 프로 데뷔 한 경기 최다 타점(6) 기록을 세웠다. 6회초
박경수는 “한 번 정도 최다 타점 기록을 깨고 싶었다. 그래서 연타석 홈런 이후 타점 욕심이 강했다. 6회 2루타를 쳤지만 강백호가 홈까지 못 들어갈 줄 알았다. 끝까지 열심히 뛴 백호가 고맙다”라며 웃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