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주영 기자 |
안영배 신임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최근 불고 있는 남북 해빙무드와 그에 따른 통일 시대를 기대하며 보면 꽤 그럴싸한 일성이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최근 기류에 편승한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찾아볼 수 없다. 구체적 액션플랜, 그러니까 알맹이가 빠져 있다.
안 사장은 "한반도관광센터 등 새로 만드는 조직개편을 통해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인 사회적 가치와 일자리 창출 등에 구체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전담부서 강화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얘기만 놓고 보면 한반도관광센터는 관광이 핵심이 아니라 일자리가 주가 된 프로젝트로 여겨진다. 관광의 탈을 썼을 뿐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달성에 일조하겠다는 신임 사장의 충성서약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한반도 평화 관광은 물론 중요한 사업임에 틀림없다. 통일 이후 가장 큰 역점사업 중 하나가 평화 관광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고,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 전 세계 관광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실행방안이 수반돼야 한다. '어떻게'가 없이는 제대로 일을 진행할 수 없는 법이다. 단순히 인력 충원하고, 조직을 늘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확실한 추진 방향과 동력을 갖춘 뒤 그에 맞게 인력을 편성하는 것이 먼저다. 여기에는 업계와 학계 등을 통한 면밀한 분석과 대안도 뒤따라야 한다. 그래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 여러 번 다진 땅이 견고한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번 사업계획 발표에서 그런 부분은 명확하지 않았다.
↑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 [사진제공 = 한국관광공사] |
당시 이런 논란에 대해 안 사장은 "언론과 홍보를 비롯해 여러 부문에서 활동해 온 경험을 토대로, 새로움과 나눔, 보람 등 여행이 삶에 주는 세 가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취임의 변을 밝혔다. 아울러 "여행을 통해 새로운 체험을 하듯 과거의 관행에 안주하지 말자"며 "새로운 트렌드에 적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관광산업에 새 바람을 일으키자"고 포부를 전했다.
취임사를 발표하고 딱 한 달이 지난 어제 안 사장이 보인 행보는 관광공사의 수장이라고 보기에는 아쉬움이 크다. 현재 우리 관광업계가 처한 상황을 보면 더 그렇다. 한반도관광센터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먼저 17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관광수지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관광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 역시 하루 빨리 찾아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 등 메가 이벤트 덕에 잠시 한국을 찾는 외래관광객의 방문이 늘었지만 그 효과가 미미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아울러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싸구려 관광과 답보상태의 관광인프라 개선 역시 시급히 처리해야 할 현안이다.
모든 문제를 단 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일의 우선
[디지털뉴스국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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