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박한이(39·삼성)의 개인 8번째 끝내기 안타는 여러 의미가 있었다. 타격감을 되살리는 동시에 삼성에 귀한 1승을 선물했다. 무엇보다 만루 징크스를 깨는 한 방이었다.
박한이는 21일 대구 한화전에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3-3의 9회말 2사 만루서 김범수의 빠른 공을 정확히 맞혀 중전 안타를 날렸다. 박한이의 끝내기 안타로 삼성은 4-3으로 승리했다. 홈 6연패 위기를 벗어난 삼성은 5위 넥센과 승차 3경기를 유지했다.
자칫 놓칠 수 있던 승리였다. 선발투수 윤성환의 호투 속 3-0의 리드에도 8회초 3실점을 했다. 마무리투수 심창민이 이성열에게 2점 홈런을 맞았다. 삼성은 8회말에 얻은 2사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 박한이가 21일 대구 한화전에서 9회말 2사 만루서 끝내기 안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20일 경기에서는 4안타 무득점으로 침묵했던 삼성 타선이었다. 이날도 응집력이 부족한 인상이었다. 그러나 마지막에 힘을 냈다.
9회말 2사 러프의 볼넷 후 김헌곤이 3루수 송광민의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분위기가 묘해졌다. 강민호가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얻으며 주자가 3명이 됐다.
그리고 박한이가 해결했다. 경기 전 박한이의 타격 부진에 걱정을 토로했던 김한수 감독도 방긋 웃었다.
박한이는 “요즘 타격감이 좋지 않아(이날 전까지 7월 타율 0.167) 민호가 앞에서 해결해주기를 바랐다. 그런데 내게 찬스가 오더라. 그래서 내가 한 번 끝내자고 마음먹었다”라고 말했다.
박한이는 김 감독의 조언이 주효했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노 스텝’으로 타격하라고 말씀하셨는데 확실히 공이 더 잘 보이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전까지 박한이의 시즌 만루 시 타율은 0.000이었다. 4타수 무안타 2삼진. 병살타도 한 번 있었다. 만루에 약한 이미지가 아니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시즌 만루 시 타율은 0.462-0.429-0.333로
박한이는 “올해 만루 찬스에서 희한하게 안 됐다. 그래서 오늘 꼭 그 징크스를 탈출하고 싶었는데 깨서 정말 기분이 더 좋다. 야수 맏형인데 내 역할을 다한 것 같다”라며 “앞으로도 계속 경기에 뛰면서 팀 목표에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