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21일 대구 한화-삼성전의 흐름을 바꾼 것은 실책이었다. 삼성의 내·외야 수비는 단단했다. 그 안정감이 뒷받침됐기에 마운드의 높이가 올라갔다.
단연 눈에 띈 선수는 2루수 손주인(36)이었다. 실점 위기를 막아내는 ‘파인 플레이’를 펼쳤다. 한화는 20일과 21일 병살타 4개를 기록했다. 그 중 3개가 손주인의 손을 거쳤다. 손주인은 “(김)상수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데, 호흡도 좋아지고 있다”라고 했다.
손주인은 21일 안타 2개를 쳤다. 4회 김진영의 노히트를 깼으며, 5회에는 대량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1-0의 5회 2사 1루, 바뀐 투수 장민재의 초구를 때려 1,3루 찬스를 만들었다. 삼성은 이원석의 적시타와 송광민의 실책으로 3-0까지 달아났다.
↑ 손주인은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삼성 라이온즈의 오름세를 이끌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공-수 맹활약이다. 10일 포항 롯데전 이후 8경기에서 멀티히트만 5번이다. 이 기간 타율이 0.367에 이른다. 시즌 타율도 0.274까지 끌어올렸다.
손주인은 “사실 타격과 관련해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수비다. 그 다음이 출루다”라고 말했다.
삼성은 최근 9경기에서 7승 2패로 가파른 오름세를 타고 있다. 손주인은 15번이나 출루하며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손주인은 주전 2루수로 활약하고 있다. 그렇지만 시련도 있었다. 3월 13일 kt와 시범경기에서 왼 무릎 인대를 다쳐 한 달간 경기를 뛰지 못했다. 4월 24일 1군 엔트리에 합류했으나 주춤했다. 5월과 6월 타율은 0.207과 0.232였다.
손주인은 “시즌 개막 전 부상으로 운동량이 부족했다. 아무래도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 트레이닝 파트와 웨이트 트레이닝, 순발력 강화 운동을 했는데 날이 더워지면서 (그 운동이)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지금은 몸 상태도 많이 좋아졌다. 경기도 계속 나가면서 감각도 회복했다”고 밝혔다.
그 동안 손주인은 마음속으로 미안함이 컸다. 자기 역할을 못한 것 같았다. 이제야 그 무겁던 짐을 내려놓았다.
그는 “오랜만에 친정팀에 복귀했는데 초반 성적이 너무 안 좋았다. 열심히 잘 해준 후배들에게 굉장히 미안했다. 마음속에 무거운 짐이 있었다”라며 “최근 들어 내가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기쁘다”라고 이야기했다.
박한이의 끝내기 안타로 21일 한화를 꺾은 삼성은 42승 51패 2무를
손주인은 “5위와 간극이 크지 않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전까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힘들더라도 최선을 다하자고 독려하고 있다. 한 경기, 한 경기가 다 중요하다. 집중하고 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