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정근우(36·한화)에게 1번타자는 가장 잘 맞는 옷이다.
정근우는 7월 22일 대구 삼성전부터 리드오프로 뛰고 있다. 1군 복귀 후 네 번째 경기부터였다. 공격력 강화를 위한 변화였다.
정근우의 타순은 이후 조정되지 않고 있다. 그는 이후 10경기 동안 고정 1번타자였다. 수비 위치만 지명타자(7경기) 혹은 1루수(3경기)로 바뀌었을 분, 타순은 늘 1번이었다.
↑ 한화 정근우는 7월 22일 대구 삼성전부터 1번타자로 뛰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한용덕 한화 감독이 정근우를 지명타자 외 좌익수, 1루수로 기용하는 것은 그의 타격 재능 때문이다. 정근우의 가세만으로 한화의 화력이 더 세지기 마련이다.
김태균이 엔트리에 빠지면서 잠시나마 교통정리가 됐지만 김태균 복귀 후에는 한 감독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명확한 것은 정근우를 뺄 ‘명분’은 없다.
정근우는 1번타자로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10경기 타율 0.333 장타율 0.524 출루율 0.417을 기록하고 있다. 그가 출루하지 못한 경기는 없었다. 안타 14개와 볼넷 5개, 사구 1개를 얻었다.
타 팀 리드오프와 비교해도 두드러지는 성적이다. 7월 22일 이후 출루율이 정근우보다 높은 1번타자는 이정후(0.444·넥센)와 전준우(0.422·롯데), 두 명뿐이다.
정근우가 출루하니 한화의 공격도 살아났다. 정근우는 11득점을 올렸다. 이전 52경기에서 22득점이었던 걸 고려하면 차이가 있다. 이 기간 한화는 54득점을 했다. 20.4%의 매우 높은 비율이다.
2번타자 이용규와의 시너지 효과도 크다. 정근우가 1번타자를 맡은 이후 이용규는 타율 0.524 출루율 0.565를 기록하고 있다.
기록만 살펴봐도 1번타자가 정근우에게 알맞은 위치다. 올해 1번 타순 시 타율이 0.338에 이른다. 타수별 타율에서 유일한 3할대다. 4할대 출루율(0.427)도 기록하고 있다.
정근우의 역할이 단지 ‘출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한 방이 있다. 정근우는 최근 10경기에서 7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2일 대전 kt전에서는 2-3의 9회말 역전 끝내기 3점 홈런을 터뜨리며 5-3 역전승을 이끌었다. kt가 자멸한 부분이 있으나 김재윤의 실투를 놓치지 않은 정근우의 적극적인 타격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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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들어서도 한화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목표를 잘 이뤄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1번타자 정근우가 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