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1년 7월 트레이드로 넥센에 입단한 박병호(32)는 이듬해부터 ‘빈 손’이었던 적이 없다.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온 첫 해도 ‘괴물’ 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박병호는 9일 청주 한화전에서 첫 타석(1회 2사 1루)부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31호 아치로 홈런 부문 선두 로맥(35개·SK)과 간극을 4개로 좁혔다. 박병호는 후반기에만 12개의 아치를 그렸다. 경기당 평균 0.63개다. 전반기(0.60개)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많다.
주목할 점은 박병호의 홈런만이 아니다. 8회 1사 2루서도 박주홍과 풀카운트 끝에 적시타를 때렸다. 박병호는 이날 3타점을 올렸다.
↑ 박병호는 9일 현재 장타율 및 출루율 부문 선두에 올라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박병호의 후반기 타점 페이스는 홈런만큼 좋다. 후반기 26타점으로 홈런과 마찬가지로 1위다. 후반기 경기당 평균 1.37타점으로 전반기(0.92)보다 훨씬 생산적이다. “중요한 순간마다 타점을 올리고 싶다”던 말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박병호는 84타점으로 7위에 올라있다. 타점 부문 선두 김재환(94타점·두산)과 10타점 차이지만, 박병호의 무서운 몰아치기를 고려할 때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김재환은 후반 9타점에 그치고 있다. 93타점의 공동 2위의 호잉(한화)과 러프(삼성)는 후반기 18타점을 올렸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진출 전 KBO리그의 홈런 및 타점 타이틀을 ‘독식’했다. 2012년부터 4시즌 연속 수상이다.
박병호가 엔트리에 말소된 시기, 넥센은 29경기를 치렀다. 9일 현재 112경기를 마친 넥센은 32경기가 남아있다. 박병호가 잔여 경기를 다 뛰어도 114경기를 출전한다. 2012년 이후 최소 경기 출전이다. 부상으로 한 달 이상 결장한 ‘핸디캡’에도 놀라운 힘을 발휘하고 있다.
박병호는 개인 기록에 대해 “별 생각이 없다”고 말했으나 다관왕까지 바라볼 기세다. 박병호는 9일 현재 장타율(0.705)과 출루율(0.449) 1위에 올라있다. 경쟁자와 격차가 꽤 크다. 출루율 부문 2위 양의지(두산)는 0.439, 장타율 부문 2위 김재환은 0.653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박병호의 후반기 장타율은 무려 9할대(0.901)다.
박병호는 장타율 부문 1위를 두 차례(2012·2013년) 차지했으나 5년 전이다. 강정호(2014년), 테임즈(2015년)에게 타이틀을 내주기도 했다. 출루율 부문의 경우, 첫 수상 도전이다. 투수는 박병호와 대결이 어렵다. 박병호는 53볼넷으로 로맥과
복귀 후 박병호의 기록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박병호는 8일 고척 KIA전에서 5시즌 연속 30홈런을 달성했다. ‘전설’ 이승엽(7시즌 연속)에 이어 두 번째 발자취다. 그리고 5시즌 연속 100타점 및 세 자릿수 안타도 가시권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