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중요한 시험을 치른 차우찬(31·LG)이 또 다시 무너졌다. 이닝은 짧았고 실점은 많았다.
차우찬은 10일 KBO리그 잠실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8피안타 1피홈런 4볼넷 1사구 6탈삼진 8실점을 기록했다. 4경기 연속 조기 강판이다.
차우찬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LG는 팀 시즌 최다인 8연패 늪에 빠졌다. 9연패까지 할 경우, 6위까지 미끄러진다. 연패를 끊어줄 ‘에이스의 힘’이 필요했다.
↑ LG 차우찬은 10일 잠실 삼성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LG만큼이나 차우찬의 상황도 좋지 않다. 6월 19일 청주 한화전에서 시즌 7승을 올린 뒤 7경기 연속 무승(4패)이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이 무려 9.91(36⅓이닝 40실점)에 이르렀다.
7월 이후(5경기)에는 더욱 심각했다. 평균자책점이 14.51로 한 경기 최소 실점이 6실점이었다. 5이닝도 못 버틴 적이 네 번이나 됐다.
차우찬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참가에 ‘물음표’가 따라붙었다. 게다가 차우찬은 얼마 전까지 고관절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 제외된 적도 있다.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은 10일 경기까지 선수들을 면밀히 체크해 정상적인 기량 발휘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교체할 의사를 피력했다. 차우찬에게는 반전이 필요했다.
출발이 좋지 않았다. 1회초 첫 타자 박해민에게 3루타를 허용한 차우찬은 구자욱과 이원석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급격히 무너질 것 같던 차우찬은 러프, 김헌곤, 배영섭을 차례로 헛스윙 삼진 아웃 처리하며 숨을 돌렸다. 2회초에도 볼넷 하나를 내줬으나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 사이 LG 타선은 2회말 보니야를 흔들며 3점을 뽑았다.
차우찬에게 힘이 될 법하나 그렇지 않았다. 3회말의 차우찬은 매우 불안했다. 제구 난조였다. 볼이 많았다. 1사 후 이원석(볼넷)과 러프(사구)를 잇달아 걸어서 내보내더니 김헌곤과 배영섭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좌익수 이형종의 실책까지 겹쳤다.
차우찬은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2-3의 1사 만루서 이지영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손주인의 희생타로 3-4로 역전됐다. 차우찬은 3회초에만 38개의 공을 던졌다.
차우찬은 좀처럼 안정감을 찾지 못했다. 4-4의 4회초, 대량 실점을 했다. 1사 1루서 보내기 번트를 시도하려던 김성훈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게 화근이었다.
차우찬은 1사 1,2루서 러프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뒤 김헌곤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차우찬의 속구를 공략한 김헌곤의 타구는 쭉쭉 뻗어 잠실구장 외야
차우찬의 시즌 24번째 피홈런. 6월 24일 잠실 롯데전 이후 8경기 연속 피홈런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 차우찬의 마지막 투구였다. 차우찬은 즉각 최동환과 교체됐다. 투구수는 88개. 볼이 무려 43개였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