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상철 기자] 우즈베키스탄을 승리해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준결승에 오른다. 환갑을 앞둔 감독부터 막 성인이 된 막내 선수까지 하나 같이 이기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다.
단순히 아시안게임 준결승 진출권만 다투는 경기가 아니다. 갚아야 할 빚을 청산하는 경기다. 그 빚을 졌던 당사자, 5명은 더욱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송범근(21·전북 현대), 황현수(23·FC 서울), 조유민(22·수원 FC), 김문환(23·부산 아이파크), 장윤호(22·전북 현대)는 지난 1월 23일을 잊을 수 없다.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결승서 1-4 대패를 했다. 그들에게는 반년 넘게 괴롭히던 ‘중국 쿤산’의 악몽을 떨쳐낼 찬스다.
↑ 골키퍼 송범근은 조현우를 대신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 한국-우즈베키스탄전에서 골문을 지킬 가능성이 높다. 사진(인도네시아 치카랑)=천정환 기자 |
우즈베키스탄과 120분간 싸웠다. 5명 중 120분을 뛴 선수는 황현수 밖에 없다. 주장 완장을 찼던 황현수는 0-1의 후반 13분 세트피스에 가담해 헤더 동점골을 넣었다. 그러나 황현수는 수비를 안정하게 리드하지 못했다. 중앙 수비에 허점이 많았다.
장윤호도 상처가 있다. 후반 29분 적극적으로 중앙 침투를 시도한 게 의욕이 넘쳤다. 그와 부딪힌 골키퍼는 고통을 호소했고, 두 번째 경고를 받은 장윤호는 퇴장했다. 10명만 뛴 한국은 궁지에 몰리더니 결국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김문환과 조유민도 그라운드 위에서 고개를 숙였다. 후반 들어 교체 카드로 투입됐다. 그러나 반전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송범근은 벤치에서 좌절하는 형들을 지켜봐야만 했다.
쿤산의 악몽을 체험한 5명의 태극전사는 브카시에서 통쾌한 설욕을 희망한다. 그들의 활약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복수의 드라마다.
이들은 현재 김학범호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김문환은 오른쪽 측면 공격과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황현수와 조유민도 중앙 수비수 자원으로 중용되고 있다. 장윤호도 황인범(아산 무궁화), 이승모(광주 FC)와 중원에서 조율을 하고 있다. 4명 모두 세 차례 베스트11에 포함됐다.
김민재의 징계 해제 및 수비의 형태(스리백 혹은 포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큰 임무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우즈베키스탄은 이번 대회에서 13골(4경기)로 막강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 예봉을 꺾어야 승산이 있다. 막고 버텨야 한다.
그 누구보다 임무가 막중해진 선수는 골키퍼 송범근이다. 7개월 전과 다르게 이번에는 송범근 외에는 골문을 지킬 자원이 없다.
주전 골키퍼 조현우(대구 FC)는 16강 이란전 도중 무릎을 다쳐 24일과 25일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다. 부기가 빠지면 되나 무리하게 기용할 수도 없
한편,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전은 27일 오후 6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패트리어트 찬드랍하가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