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상철 기자] 여자 양궁의 최보민(34·청주시청), 소채원(21), 송윤수(23·이상 현대모비스)가 금메달 선물을 예약했다.
한국은 26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여자 단체전 준결승서 이란을 231-228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맏언니’ 최보민은 “양궁에서 금메달 두 개(리커브 여자 개인전 및 혼성전)를 놓쳐 조금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가 오늘 결승에 올라 끌어올려보자고 힘을 모았다. 애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결승에 올랐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한국 양궁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컴파운드 여자 단체전 결승에 올랐다. 왼쪽부터 소채원, 송윤수, 최보민. 사진(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이상철 기자 |
이란과는 1엔드부터 58-58로 팽팽했다. 흠칫 놀란 순간도 있었다. 2엔드에서 최보민의 두 번째 화살이 8점을 맞혔다.
최보민은 “바람이 분 데다 시간에 쫓겨 무조건 버티고 쏴야 했다. 마음이 급했다. 라인에 걸려 9점을 생각했는데 8점으로 기록돼 당황했다. 그때부터 화살이 조금 떴다”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나 태극 궁사는 흔들리지 않았다. 송윤수는 “우리가 8점을 쏠 수도 있다. 그리고 언니도 실수였던 만큼 다음부터 큰 무리없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소채원도 “(앞으로)우리가 잘 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주문했다. 우리 거만 하자고 이야기했다”라고 전했다.
한국이 8점을 쏜 것은 이 하나였다. 그리고 역전 허용도 없었다. 이란도 2엔드에서 7점을 쏜 데다 한국은 앞의 다섯 화살이 10점을 기록했다.
집중력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한 발씩 침착하게 활시위를 당겼다. 이란이 228점으로 먼저 끝났다. 201점이었던 한국은 28점만 쏘면 승리가 확정이었다. 그리고 4엔드의 마지막 세 발은 10점, 10점, 10점이었다. 231-228의 승리.
최보민은 “마지막에 쐈을 때 무조건 10점이다는 생각이었다. (마지막이었던)내가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이기는 경기라는 믿음으로 쐈다”라고 밝혔다.
컴파운드 단체전은 한 엔드에서 세 명의 선수가 두 발씩 쏜다. 그렇게 네 번의 엔드를 갖고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특히 매번 첫 번째로 화살을 쏜 ‘막내’ 소채원은 8발 중 7발이 10점이었다. 엔드마다 첫 단추를 잘 꿰맨 셈이다.
소채원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 그래서 확신을 갖고 활시위를 당긴다. 그 후 바람이 이렇게 저렇게 분다라고 알린다. 그렇게 했더니 다들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컴파운드 여자 단체전 결승전은 오는 28일 오후 2시45분(한국시간) 벌어진다. 한국은 대만을 꺾은 인도와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셋 다 자신감이 넘친다. 결승까지 오르는 길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소채원은 “주위를 의식하지 않는다. 다른 팀이 흔들려도 우리만 바라보며 (집중력을)유지한다”라며 “우리가 최강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의지를 밝혔다.
최보민은 “이번 대회 컴파운드는 개인전이 없이 단체전(남자·여자·혼성)만 열린다. 여기서 못하면 금메달도 없다
이어 양궁은 금메달이 본전이라 기대가 너무 부담스럽지 않냐고 묻자, 최보민은 “우리도 금메달 따러 왔기 때문에 부담을 갖지 않는다. 무조건 금메달을 따야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