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기성용(29·뉴캐슬 유나이티드)은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부터 앞장서서 만류하나 기성용의 의지는 확고하다.
기성용이 태극전사와 같이 뛰는 경기는 이제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다. 10월과 11월 A매치, 그리고 아시안컵 본선이다. 아시안컵 결승까지 진출할 때까지 빠짐없이 출전한다면 최소 11경기다. 아시안컵 직전 평가전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기성용은 11일 칠레전의 MOM(Man Of The Match)으로 선정됐다. 벤투호에서 첫 풀타임을 소화한 그는 조타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후반 38분에는 날카로운 슈팅도 시도했다. 벤투호에서도 절대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나 기성용은 아름다운 작별을 꿈꾸고 있다.
↑ 기성용은 세 번째이자 마지막 아시안컵에서 한국축구의 우승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사진=옥영화 기자 |
국가대표로 참가하는 마지막 국제대회인 2019 아시안컵에서 정상을 밟은 뒤 박수 받으며 떠나는 것이다.
아시안컵 우승은 한국축구의 오랜 염원이다. 통산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으나 1960년이 마지막이다. 그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59년 만에 정상 탈환 도전이다.
기성용도 두 차례(2011·2015년) 경험했으나 일본과 호주에 분패했다. 그래도 성적은 3위, 그리고 2위로 한 계단씩 올랐다. 기성용은 하나 더 밟아 맨 위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기성용은 “아시안컵은 월드컵과 다르다. 한국이 우승을 다투는 대회다. (약팀의 입장에서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하는)월드컵과는 다른 준비를 해야 한다.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했다. 그것만으로도 동기부여는 충분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나도 팀원으로 같은 마음이다. 59년간 우승하지 못했으니 당연히 해보고 싶다. 지난 두 번의 대회에서 3위와 3위를 기록했다. 이번에는 우승의 간절함이 더욱 크다. 한을 풀고 싶다”라고 말했다.
아시안컵 우승이 단순히 개인 이력의 방점이기 때문은 아니다. 한국축구의 오랜 숙원이면서 미래를 위한 자양분이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아시안컵 우승 시 컨페더레이션스컵에 나갈 수 있다. (후배들이 얻을)그 경험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아시안컵은 내년 1월 5일 개막한다. 4개월 뒤다. 시간은 촉박하나 꼼꼼한 준비가 필요한 시기다. 그 준비과정은 일단 가벼운 발걸음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부임한 후 가진 두 번의 평가전에서 1승 1무를 기록했다. 칠레의 압박에 고전하면서도 맞서 싸웠다. 벤투 감독도 보완할 점이 많지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기성용의 생각도 비슷하다. 그는 “칠레 같이 한 수 위의 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부족한 점도 있었으나 찬스도 있었다.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었던 경기로 좋은 경험이 됐다”라며 “이렇게 강팀과 겨루면, 팀의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섣부르게 예단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