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LA다저스 좌완 선발 류현진에게 귀여운(?) 별명이 하나 추가됐다. 다저스 중계 해설자이자 구단 레전드인 오렐 허샤이저가 그의 수비 능력을 보고 붙여준 '댄싱 베어(Dancing Bear)'가 그것이다. 현재 류현진은 4년만에 가을잔치 마운드에 오르기 위한 격렬한 춤을 추고 있다. 이번 시즌 14번째 선발 등판인 24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홈경기는 그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조이 루체시) vs LA다저스(류현진), 다저스타디움, 로스앤젤레스
9월 24일 오전 5시 10분(현지시간 9월 23일 오후 1시 10분)
현지 중계: 스포츠넷LA(다저스), FOX스포츠 샌디에이고(샌디에이고)
한국 중계: MBC, MBC스포츠플러스
↑ 류현진은 지난 콜로라도전 7이닝 무실점 호투로 포스트시즌 로테이션 진입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사진=ⓒAFPBBNews = News1 |
가치를 증명하다
류현진은 지난 18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의 압도적인 투구를 했다. 부상 복귀전이었던 지난 8월 1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 이후 또 한 번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의 호투에 힘입은 다저스는 지구 선두를 다투던 콜로라도에 8-2로 이겼고, 이 승리를 시작으로 3연전을 스윕하며 지구 우승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올라섰다.
선발 등판 순서를 바꿔가며 류현진을 이날 경기 선발로 붙였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은 언제나 빅게임 피처였다"라는 말로 류현진의 투구를 칭찬했다. 현지 기자들은 류현진에게 일제히 포스트시즌 등판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를 포스트시즌 선발 후보로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시즌 이후 FA가 되는 그는 여러 지역 매체들로부터 FA 영입 후보로 이름이 언급되기도 했다. 부상으로 3개월이 넘는 공백을 거치며 좌절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그는 다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가고 있다.
가을 야구가 보인다
류현진은 내전근 부상 회복 이후 7경기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2.21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피안타율 0.273 피OPS 0.703으로 조금 많이 맞았지만, 볼넷 3개만 허용한 사이 42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피홈런도 5개로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부상으로 장기간 쉬면서 양적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질적으로는 어디에 내와도 뒤지지 않는다. 후반기 40이닝 이상 소화한 내셔널리그 선발 중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9위에 해당한다. 볼넷 대비 삼진 비율은 14.0으로 전체 1위다. 공격적인 투구가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이날 경기를 포함, 앞으로 남은 두 차례 등판에서도 좋은 모습을 이어간다면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 진입도 문제가 없어보인다. 그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몇 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당연히 (포스트시즌 로테이션에) 들어가지 않을까하는 자신감이 든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 프란밀 레예스와 헌터 렌프로에는 제일 경계해야하는 타자들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
세번째 만남
샌디에이고와는 이번 시즌 세번째 만남이다. 앞선 두 번은 모두 팀이 이겼고, 자신도 승리투수가 됐다. 4월 17일 원정경기에서는 6이닝 3피안타 8탈삼진 1피홈런 2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2회 크리스티안 비야누에바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2실점을 내준 것이 전부였다. 이 피홈런으로 1-2 역전을 허용했지만, 이후 타선 지원을 맏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8월 27일 홈경기에서는 5 2/3이닝동안 11피안타를 허용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다 피안타 타이 기록을 세웠지만, 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며 팀의 7-3 승리를 도왔다. 2회 프란밀 레예스에게 홈런을 허용했고 3회 피안타 2개로 다시 한 점을 허용했지만, 나머지 주자들은 모두 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로버츠 감독은 "피안타가 많았지만, 약하게 맞은 타구가 많았다"며 11피안타라는 기록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평했다.
상대 전적은 강했지만, 세번째 만남이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파드레스 타자들은 류현진이라는 투수에 대해 더 낯이 익은 상태에서 타석에 들어서게 된다. 피홈런을 허용한 경험이 있는 레예스, 윌 마이어스를 제일 경계해야할 것이다. 시리즈 두 경기에서 연달아 홈런을 뽑았던 헌터 렌프로에는 언제든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겨버릴 힘이 있는 타자다.
류현진 vs 샌디에이고 타자 상대 전적
프레디 갈비스 12타수 3안타 1타점 1볼넷 3삼진
오스틴 헤지스 7타수 1안타 1삼진
에릭 호스머 6타수 1안타 2삼진
트래비스 얀코우스키 1타수 1안타
마누엘 마고 6타수 1안타 1삼진
윌 마이어스 9타수 4안타 1홈런 1타점 1삼진
호세 피렐라 5타수 1안타 1볼넷 3삼진
헌터 렌프로에 8타수 3안타 2타점 3삼진
프란밀 레예스 2타수 1안타 1홈런 1볼넷 1삼진
코리 스판젠버그 5타수 1안타 2삼진
고춧가루를 피하라
상대팀 샌디에이고는 62승 93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일찌감치 지구 우승과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멀어졌다. 다저스는 이번 시즌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13승 5패로 압도적인 상대 전적을 기록중이다. 그러나 최근 다저스의 경기 모습을 보면 이날 경기 승리를 장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다저스는 지구 우승 경쟁 상대인 콜로라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그리고 와일드카드 경쟁 상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는 모두 위닝 시리즈를 기록했지만, 그 사이 끼어 있던 뉴욕 메츠, 신시내티 레즈 등 하위권 팀과의 시리즈에서 연거푸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이번 샌디에이고와의 시리즈에서도 첫 경기에서 3-5로 졌다.
류현진은 팀이 최근 이런 모습을 보이는데 일정 지분 기여한 바가 있다. 메츠, 신시내티를 상대할 때 상대 선발과의 매치업에서 밀리면서 팀에 패배를 안겼다. 비자책만 4점이 기록된 메츠전이야 운이 없었다 치더라도, 피홈런 2개를 허용한 신시내티 원정은 아쉬움이 많았다. 아무리 시즌 막판 하위권 팀을 상대한다 하더라도 절대 방심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루체시는 샌디에이고의 실질적 에이스다. 사진=ⓒAFPBBNews = News1 |
실질적 에이스
상대 선발 조이 루체시는 24경기에서 120 1/3이닝을 소화하며 8승 8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중이다. 현재 샌디에이고에서 100이닝을 넘긴 선발 중 유일하게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이다. 제일 많은 이닝을 던진 클레이튼 리차드는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확정됐고 그다음으로 많이 던진 타이슨 로스는 트레이드됐다. 이제 사실상 그가 팀의 에이스다.
2016년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에 지명된 선수로 이번 시즌 빅리그에 처음 데뷔했다. 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그리고 간간히 커브를 섞어 던지는 투수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0~91마일 수준이지만, 79~80마일 수준의 체인지업이 더해지면서 경쟁력을 갖춘 모습이다. 그러나
타석에서는 31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중이다. 볼넷 4개, 삼진 19개를 기록했다. 아직 희생번트가 한 개도 없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