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거인은 가을의 전설이 될 수 있을까. 3연승을 달리며 마지막 힘을 내고 있다.
롯데는 8위다. 4일 한화에 4-6으로 패한 후 이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더도 말고 세 계단 위다. 설마 해낼 수 있겠냐는 의심 가득한 시선이 많으나 롯데는 반전의 서막을 알렸다.
롯데는 27일 고척 넥센전에서 8-6으로 이겼다. 선발투수 송승준이 2회말부터 안정감을 갖춘 데다 5회초 터진 안중열의 홈런이 롯데 타선을 깨웠다. 25일과 26일 사직 NC전에서도 홈런이 기폭제가 됐던 롯데 타선이다.
↑ 롯데는 27일 넥센과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했다. 3연승을 달린 롯데는 가을야구의 희망을 키워갔다. 사진=옥영화 기자 |
조원우 롯데 감독은 “선발투수를 비롯해 마운드가 조금 더 힘을 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타선은 이대호, 전준우를 중심으로 뜨거워지고 있다. NC와 2연전에서 홈런 4개 포함 26안타를 몰아쳐 18점을 뽑았다. 마운드의 높이가 더 높아질 경우, 넥센과 화력 대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송승준은 1회말 2사 후 3타자 연속 안타를 맞으며 3실점으로 불안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2회말부터 깔끔한 투구로 넥센 타선을 꽁꽁 묶었다. 2회말 이후 피안타는 단 1개였다.
롯데의 반격은 넥센의 호수비에 번번이 끊겼다. 넥센 우익수 샌즈는 3회초 전준우와 5회초 조홍석의 안타성 타구를 ‘가제트 팔’ 같이 낚아챘다.
하지만 마운드 위의 해커(6이닝 5실점)를 흔드는데 성공했다. 6회초 전준우, 이대호, 채태인의 3타자 연속 안타로 4-3 역전한 뒤 대타 이병규의 희생타로 1점을 더 뽑았다. 7회초에는 민병헌의 홈런까지 터졌다.
순탄한 흐름은 아니었다. 넥센의 반격은 매서웠다. 롯데는 7회말 믿었던 불펜이 삐걱거렸다. 1회말과 마찬가지로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둔 이후가 문제였다. 2사 2루서 이정후의 타구를 유격수 문규현이 송구 실책을 했다.
이명우는 송성문과 서건창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으며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순식간에 6-6 동점. 그나마 2사 1,2루서 김하성의 빨래줄 타구를 1루수 채태인이 다이빙 캐치로 막아냈다. 결과적으로 이 호수비가 롯데를 살렸다.
한숨을 돌린 롯데는 9회초 넥센 불펜을 공략했다. 6회초와 비슷한 패턴이었다. 전병우의 안타와 전준우의 2루타로 만든 1사 2,3루서 이대호가 해결사로 나섰다. 양현의 커브를 배트에 정확히 맞혀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롯데가 접전을 벌일 때, 5위 KIA가 양현종(4이닝 7실점)을 내세우고도 6위 LG에게 1-9로 패했다는 잠실발 소식까지 들려왔다. 7위 삼성마저 kt에 1-4로 뒤지다 약속의 8회를 완성하며 7-6 역전승을 거뒀다. LG와 삼성이 추격의 불씨를 살리는 가운데 롯데 또한 KIA와 승차를 3.5경기에서 2.5경기로 줄일 기회였다. 그리고 힘겹지만 잡아냈다. 사흘 연속 등판한 손승락은 시즌 25세이브째를 올렸다.
반면, 넥센은 3연패 수렁에 빠졌다. 26일 잠실 두산전과 비슷했다. 중반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으나 정규이닝 마지막 수비에서 무너졌다.
넥센의 3위 꿈은 꺼져가고 있다. 3위 한
넥센은 한화와 승차가 3.5경기로 벌어졌다. 이틀 전까지 두 팀은 1.5경기차였다. 잔여 6경기에서 놀라운 이야기를 만들 가능성이 줄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