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476일 만에 선발 등판한 이현호(두산)는 3회(2⅔이닝)도 못 버티고 강판했다. 피안타(6)도 많고 볼넷(4)도 많았던 이현호의 실점은 2점. 그나마 선방이었다. LG는 3회까지 잔루가 8개였다.
LG가 시즌 두산과 13번의 대결에서 선발투수를 조기 강판시킨 것은 다섯 번째였다. 유희관은 6실점(1⅔이닝), 장원준은 7실점(2이닝)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LG는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고개를 숙였다. 두산과 시즌 전적은 13패. 2017년 9월 10일 이후 15연패 중이다.
그래도 이번에는 달랐다. LG보다 두산이었다. LG는 5회 타자일순하며 4점을 뽑았다. 그 밑바탕에는 2루수 오재원의 실책 2개가 깔려 있었다.
↑ LG는 두산과 시즌 14차전에서 6점차 리드를 못 지키며 패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두산은 LG와 13차전까지 실책이 0개였다. 실책을 12개나 기록한 LG와 대조적이었다. 시즌 14차전은 두산의 실책이 더 많았다. 오재원은 8회초에도 정주현의 타구를 포구하지 못했다.
LG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수많은 주자가 있었으나 홈을 밟은 이는 8명뿐이었다. 장작마냥 잔루는 수없이 쌓여갔다. 더 멀리 달아나지 못하니 불안감은 싹틀 수밖에 없다. 당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때문에 7-1, 6점차 리드에도 안심할 수 없었다.
또한, LG는 이번에도 실책 하나를 했다. 유격수 오지환의 송구 미스는 하필 팀이 크게 흔들릴 때 나왔다. 5회말, 최주환의 3점 홈런과 양의지의 2점 홈런 사이였다. 두산의 기를 살려준 셈이었다.
홈런 두 방을 얻어맞은 LG는 7-1에서 7-6, 1점차로 쫓겼다. 부랴부랴 투수(김대현→최동환)와 포수(유강남→정상호)를 교체했다.
5회말 2사 1,2루 위기를 극복했지만 7회말 찾아온 고비를 넘지 못했다. 2사 1루서 김재호와 오재원의 연속 내야안타로 7-7 동점이 됐다. 투수 진해수는 오재원의 타구를 잡고자 했으나 글러브에 맞아 굴절됐다. 두산에게는 행운이었다.
LG가 자초한 꼴이었다. 7회초 만루 기회를 얻었으나 살리지 못했다. 3회초 선제 2타점을 올렸던 김용의지만, 7회말 찬스에서는 삼진 아웃됐다. 공교롭게 김용의는 5회말 2사 만루서도 침묵했다.
승부는 원점이 됐지만 팽팽한 균형이 아니었다. LG는 두산에게 흐름을 빼앗겼다. 그리고 불길한 기운이 LG를 감쌌다.
8회말 1사 2루, 마무리투수 정찬헌을 호출했다. 하루 전날 KIA전에서 이범호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했던 정찬헌은 두산의 중심타선을 봉쇄하지 못했다.
↑ LG는 두산과 두 번 더 겨룬다. 올해 안에 한 번은 이길 수 있을까.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7-1이었던 스코어는 7-9가 됐다. 2점을 만회해야 했지만 LG는 6회초 이후 공격의 활로가
이로써 LG는 두산과 시즌 전적이 14패가 됐다. 앞으로 두 차례 대결이 남아있다. 해를 넘기기 전, 한 번은 이길 수 있을까.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