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밀워키) 김재호 특파원] 1승만 더하면 월드시리즈 진출이다. 그리고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른다. 그는 영웅이 될 수 있을까?
LA다저스(류현진) vs 밀워키 브루어스(웨이드 마일리), 밀러파크, 밀워키
10월 20일 오전 9시 39분(현지시간 10월 19일 오후 7시 39분)
현지 중계: FOX SPORTS1(전국중계)
한국 중계: MBC, MBC스포츠플러스
↑ 1승만 더하면 월드시리즈로 갈 수 있다. 류현진은 그 기회를 살릴 수 있을까? 사진=ⓒAFPBBNews = News1 |
월드시리즈까지 1승
밀워키 원정 첫 두 경기 1승 1패를 기록했던 다저스는 홈에서 열린 세 경기에서 2승 1패를 기록,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여정은 쉽지 않았다. 3차전에서는 선발 워커 뷸러가 7회까지 버텼지만 4점을 허용했고, 타선이 한 점도 내지 못하며 0-4로 졌다. 4차전은 연장 13회까지 이어졌다. 팀이 불펜 투수를 모두 기용하면서 류현진이 불펜에서 대기하기도 했다. 다행히 불펜 투수로 나오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13회말 코디 벨린저의 적시타로 5시간 넘게 이어진 접전을 마쳤다.
이때까지 다저스 선발진은 큰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4차전까지 가장 길게 던진 투수가 5이닝을 던진 리치 힐일 정도로 선발들이 밀워키 타선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했다. 5차전은 달랐다. 팀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7회까지 1실점으로 막으면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제 류현진 차례다. 지난 디비전시리즈에서 류현진의 1차전 7이닝 무실점 호투에 자극받은 커쇼가 2차전 8이닝 무실점으로 선전했듯, 이번에는 류현진이 커쇼의 투구에 자극을 받을 차례다.
그는 등판 하루 전 가진 컨퍼런스콜 인터뷰에서 "내일은 내가 반대로 커쇼의 뒤를 이어 팀이 이길 수 있는 방향으로 던져야 할 거 같다"며 각오를 전했다. 확실히 2승 3패로 탈락 위기에 몰린 것보다는 좋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책임감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아쉬웠던 2차전
지난 14일 밀러파크에서 열린 시리즈 2차전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4회까지 특별한 위기없이 순항하던 류현진은 5회 네 타자를 상대로 홈런 포함 안타 3개를 얻어맞으며 5회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됐다. 최종 성적 4 1/3이닝 6피안타 1피홈런 4탈삼진 2실점.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제구가 잘됐지만, 5회 실투가 장타로 이어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상대 투수 웨이드 마일리에게 10구 승부 끝에 안타를 맞은 것이 치명타였다. 류현진의 가장 큰 장점은 네 가지 무기-패스트볼, 체인지업, 커터, 커브-를 고루 사용하며 상대 타자들을 흔드는 것이지만, 그날은 커브가 뜻대로 들어가지 못했고 5회 집중적으로 사용한 커터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는 당시 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투수에게 맞은 안타가 오늘 조금 크게 작용한 거 같다. 초반에 카운트를 못잡고 어렵게 간 것이 화근이 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5일 휴식 후 바로 같은 팀, 같은 타자들과 승부하는 그는 "조금 더 준비해서 상대에게 익숙하지 않은 공들을 던져야 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 밀워키 8번 타자 올랜도 아르시아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만 홈런 3개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피할 타자가 없다
밀워키 타자들은 낯선 류현진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류현진에 대해 더 많은 분석을 하고 나올 6차전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1번부터 9번까지 피할 타자가 없다. 리드오프로 출전이 유력한 로렌조 케인은 1번 타자로 주로 나서지만 장타력이 있는 타자다. 지난 2차전 좌익수 방면 2루타로 류현진을 강판시켰던 그는 이번 시리즈에서 6개의 안타를 때렸는데 그중 3개가 2루타다. 잘맞은 안타를 때렸던 헤수스 아귈라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언제든 실투를 담장 밖으로 넘길 준비가 돼있는 타자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만 홈런 3개를 기록중인 올랜도 아르시아도 조심해야 할 타자다. 크리스티안 옐리치는 이번 시리즈 20타수 3안타로 부진하지만, 정규 시즌 MVP급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타자다. 괜히 그의 타격감을 살아나게 하는 실수를 저지르면 안된다. 투수 웨이드 마일리에게 안타 2개를 맞는 실수는 한 번이면 족하다.
※ 류현진 vs 밀워키 타자 2차전 상대 전적
로렌조 케인 3타수 1안타
크리스티안 옐리치 2타수 1안타
라이언 브론 2타수 무안타 1탈삼진
해수스 아귈라 2타수 1안타
마이크 무스타카스 2타수 무안타 1탈삼진
트래비스 쇼 2타수 무안타 1탈삼진
올랜도 아르시아 2타수 1안타 1홈런
웨이드 마일리 2타수 2안타
위기는 곧 강판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이번 포스트시즌은 선발진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말을 디비전시리즈 때는 잘 지켰지만, 다음 라운드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당장의 승리가 급하기 때문이다. 지난 2차전에서도 첫 번째로 득점권에 두 명 이상 주자가 모이자 바로 류현진을 내리고 불펜을 가동시켰다. 류현진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반드시 이겨야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그랬다. 이에 대해 팀 동료 커쇼는 "선발 투수가 포스트시즌에서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는 별로 없다.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위기 상황이 오면 바로 강판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로버츠 감독은 "우리 불펜의 상태는 아주 좋다"며 6차전 불펜의 비중을 늘릴 수도 있음을 예고했다. 실점이 없더라도 위기 상황이 온다면 바로 공을 뺏으러 나올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 류현진은 "한 이닝 한 이닝 전력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가 제대로 각오하고 던지면 얼마나 무서운 투수가 될 수 있는지는 모두가 잘 알고 있다.
↑ 마일리는 5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한 타자만 상대하고 내려갔다. 6차전에 다시 등판한다. 사진=ⓒAFPBBNews = News1 |
위장 선발, 그 이후
이번 포스트시즌 밀워키에서 가장 신뢰받고 있는 선발인 웨이드 마일리는 독특한 경험을 했다. 지난 5차전 선발 등판, 첫 타자만 상대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흔히 말하는 '위장 선발'이었다. 그리고 6차전에 다시 선발 등판한다. 그는 데이브 스티브(1985) 로저 클레멘스(1986) 오렐 허샤이저(1988) 존 스몰츠(1992) 덕 드라벡(1992)에 이어 여섯번째로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세 경기에 선발 등판하는 선수로 기록됐다. 6경기만에 세 경기에 등판하는 것은 그가 처음이다.
이번 포스트시즌 그는 세 경기에 선발 등판, 10 1/3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중이다. 포스트시즌에서 두 경기 이상 선발 등판, 실점을 허용하지 않은 투수는 그와 팀 동료 줄리스 샤신 둘뿐이다.
지난 2년간 시애틀 매리너스,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17승 28패 평균자책점 5.48로 주춤했던 그는 이번 시즌 브루어스에 초청선